자작 수필, 단상

마음을 나누는 기쁨

조은미시인 2022. 11. 10. 08:15

마음을 나누는 기쁨
조 은 미


마음을 나누는 기쁨
조 은 미

외출했다 돌아오니 현관 앞에 조유자 시인의 '내 삶의 산책로에서' 시집이 택배로 와 있다. 가까운 허시인의 지인으로 서로 안면이 있는 사이 이다. 반갑게 펼쳐든다. 조용한 얼굴 모습처럼 일상에서 건져올린 진솔한 시인의 언어가 가슴에 따뜻하게 와닿는다. 고마운 인사를 카톡으로 보내니 바로 전화가 왔다.

어느 날 갑자기 쓰러져 벌써 몇 달째 일어나지 못하고 있는 허시인을 가운데 두고 아파하는 동병상련의 마음이 쉽게 서로를 하나로 묶는다. 오래 전화로 통화하기는 처음이다. 초록은 동색이라 했던가? 언니 같은 따사로움에 십년지기나 되듯 마음의 문이 열린다.
늘 따뜻하게 보듬어 주던 허시인의 빈자리가 채워지는 듯 하다. 밤새 안녕이라고 하루 아침에 그리 쓰러질 줄 누가 알았을까! 참으로 허망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허시인 생각하면 가슴이 에린다. 새삼 허시인이 그립고 보고싶어진다. 하루 속히 쾌유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살면서 마음을 열수 있는 따뜻한 인연을 만나면 삶이 푸근해진다. 며칠 전에는 처음 보는 분에게서 전화가 왔다. 지인이 전해준 카톡을 통해 내 글을 읽고 글이 좋아 우정 전화했단다. 글쓰기에 다시 도전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단다. 얼마나  반갑고 감사하던지. 글에 대한 감동을 전해 들을 때 글 쓰는 보람과 기쁨을 느낀다. 격려가 되고 힘이 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지 않던가. 불평하는 입보다 칭찬하는 입으로 살 때 나도 더불어 행복해질 수 있다. 별것 아닌 칭찬 한 마디가 누군가에게는 삶의 활력이 될 수 있다. 작은 일에도 감사하고 남을 칭찬히는 일에 인색하지 말자고 다짐해본다.

가사에서 해방되어 제주도에 혼자 머물며 안식년을 보내고 있는 친구가 있다. 아내의 수고에 감사하며
1년씩이나 휴가를 주는 멋진 남편과 살고 있는 그녀는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가? 자신이 행복해야 다른 사람에게도 나눠줄 여유가 생긴다. 그녀의 얼굴엔 언제나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휴가 기간 끝나기 전에 며칠 다녀가라고 언제부터 성화를 댄다. 보고 싶기도 하고 따뜻한 마음이 고마와 12월 초에 가마고 약조를 했다. 항공사 다니는 딸에게 부탁했더니 바로 표를 끊어 보내준다. 자식에게서 배려를 받는 마음이 흐믓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미안하다.

늦가을 바깥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다. 며느리에게서 감기 조심하라는 살가운 전화 왔다. 마음 실린 전화 한 통에도 가슴이 따뜻해진다. 행복은 멀리 있는게 아니다. 따뜻한 말 한마디가 서로를 행복하게 한다. 나눠 받는 마음에 행복했던 하루. 평범한 하루가 특별한 날이 되었다. 추워지는 계절, 나도 누군가의 따뜻함으로 서고 싶다.
가까이 있기에 서로 무심했던 관계부터 돌아보며 감사와 사랑의 말 한마디라도 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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