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어떤 만남

조은미시인 2013. 8. 3. 07:55

 

 

 

 

 

 

 

 

 

 

 

 

늘 같은 날이지만 특별한 하루!

장마 끝 해가 반짝 난 오후 봉은사 바로 옆 리뉴 성형외과를 찾아가는 마음은

묘한 설레임이 있다.

아마 10년도 더 지난일이려나 ?

내가 안터넷을 처음 접하게 된 이후 재미삼아 가입했던 불혹의 노래!

그동안 자주 찾지 않아 가입했던 줄도 몰랐던 그 카페 지기에게서 초대 메일을 받고

반갑고 신기한 마음에 들려보니 그동안 우여곡절을 겪은 상처를 봉합하고 시골 의사라는

닉네임으로 리뉴 성형외과 원장으로 계시는 김태영님이 카페지기로 자리를 지키고 계셨다

지금은 불혹의 나이를 지나 50대의 지천명 이지만  그 시절 순수했던 낭만과 추억이 그리워

그동안 폐쇄했다 재 오픈한 카페!

마음만은 늘 불혹에 머무르고 싶은 순수한 바램이리라.

아무도 찍지 않은 게시판에 첫 발자국으로 시 몇편 올리고 돌아서니 너무도 인간적이고

진솔한 댓글이 가슴 뭉클하게 메아리로 되돌아온다.

오랜만에 사이버 공간에서 사람 냄새가 느껴진다.

오늘  그 분이 번개 모임으로 카페의 몇 분들을 초대해 주셔서 생면 부지의 벗들을 만나러

가는 마음은 소녀처럼 설레기만 한다.

봉은사 커핀나루 옆 삼성국수 동천홍 5층 좀은 긴장됨 마음으로

문을 여니 마주 보이는 하트 액자가 왠지 마음을 푸근하게 한다.

진료가 끝난 오후라 평상복 차림으로 맞으시는 너무나 털털하고 사람 좋게 생기신 원장님이

반갑게 맞아주신다.

손수 녹차까지 써빙해주시며 정말 오래된 지기인양 우리는 금방 서로 마음을 열고

화기애애한 대화를 나누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젖은 목소리의 호소력 있는 가수  레이첼 야마가다와 다정하게 포즈를

취한 사진이 눈길을 끈다. 

이름은 모르지만 몽고의 지명도 있는 가수들과 함께 한 사진도 눈에 띈다

직업적인 섬세함은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에도 내 얼굴을 유심히 보시더니 얼굴에 들어차는

세월의 흔적들을 얼굴도 불혹으로 만들어 주시고 싶으셨는지 같이 계시는 의사 선생님께

정중히 피부 관리 서비스를 부탁하신다.

한 10회쯤 잘 부탁한다는 당부도 잊지 않으신다.

생면 부지의 처음 보는이에게서 받는 믿어지지 않는 과분한 호의!

그래 가지고 돈 벌까 싶을 만큼 정말 원시인 같은 순수함이 배어난다.  

저녁엔 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신 돈오돈수님,현직 대령으로 학군단 단장님이신 케인님,

웨딩 컨설트 대표이신 웨딩 도우미님 ,전직 교수이시며 유명 화장품 회사 상무이신  혜림님

모두 오늘 처음인 자리지만 몇십년 지기나 된것 처럼 서로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며 행복한

저녁 시간을 가졌다.

도무지 이렇게 각박한 현실에서 만나질 것 같지 않은 오아시스!

하나님 아직도 당신이 만든 세상에는 사랑하고픈 따뜻한 사람들이 많이 있네요.

당신이 세상을 향해 절망하시기에는 아직 이른 시간인 것 같네요.

불혹의 노래에 한가득 밝은 희망을 가져보며 우리 집까지 택시로 에스코트해주는 젊은 벗들의

따뜻함이 너무 행복했던 불금이다.

마음은 나도 아직 불혹임을 실감하며....

 

 

Ballade Pour Adeline - Richard Clayder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