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머무는 언저리 조 은 미 기다림이 있는 삶은 달콤한 긴장감과 기대로 설렌다. 자라섬에서 서울교대 전체 동기회 모임이 있는 날이다. 가슴 뛰게 보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가 아니라 만나면 푸근하고 편안한 자리가 좋아 이 모임을기다리게 된다. 같은 캠퍼스에서 공부하고 같은 직업에 종사한 공통점은 진한 동질감을 느끼게 한다. 잘 나가는 친구들 만나 주눅들고 부러워 동창회 다녀온 뒤끝이 조금은 씁쓸해지는 다른 대학 동창들과는 전혀 다른 끈끈한 유대감이 있다. 아무리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도 그 자리에서 미소 한 번이면 마음이 열리고 소통의 다리가 놓인다. 새벽같이 눈이 떠졌다. 뜨락에 내려 선다. 햇살 머금은 보리수가 봉긋 부풀기 시작한 사춘기 소녀의 유두처럼 싱그럽다. 조롱 조롱 가지가 휘도록 흐드러진 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