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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기한

유통 기한 조 은 미 이런 저런 일로 바빠 몇 주만에 잠깐 짬을 내어 시골집에 다녀오러 나섰다. 계절이 지나간 자리가 역력하다. 가을이 휘젓고간 빈집은 성클하고 황량했다. 제멋대로 활개치고 풀이 자란 마당하며 무성하게 자랄대로 자라 꽃이 지고 잎마저 병이 든 봉숭아가 추레함을 더하고 있다. 작약도 잦은 비에 검게 썩은 줄기만 버티고 있다. 어디를 봐도 떠나가는 것들로 우중충하다. 화사하게 마당을 채우던 활기는 다 어디로 갔는지 ! 꽃이 예쁘다 하나 그것도 한 때이다. 피었다 가는 것이 순리련만 지는 꽃의 허망함이 왠지 안스럽고 괜스리 마음이 울적해진다. 현관문을 여니 훅 끼치는 냉기가 섬뜩하다. 천장에는 굼실거리는 하루살이 애벌레가 하얗게 붙어있다. 푸근히 쉬었다 가야겠다는 야무진 소망이 여지없이 무너져..

카테고리 없음 2022.10.05

신뢰한다는 것에 댸하여

신뢰한다는 것에 대하여 조 은 미 퇴행성 관절염과 허리 협착증 진단을 받고 불편한 허리, 무릎과 동거하며 지낸지가 십여년이 넘는 것같다. 그럭저럭 불편함 가운데서도 이런저런 처방으로 다스리며 조심조심 지내왔다. 얼마 전부터는 무릎이 가만히 앉았어도 시리고 아프다. 종아리가 붓고 무시로 쥐도 난다. 다리 아래로 얼음장처럼 차서 밤에 잠을 이루기가 어렵다. 외출했다 밖에서 주저앉는 비상 사태를 두번이나 겪기도 했다. 동네 정형외과를 방문 했다. 젊은 의사가 내 이야기를 듣더니 하지정맥류가 의심이 된다며 간단히 초음파 검사를 해보자 한다. 다리에 구렁이처럼 푸른 핏줄이 툭툭 튀어나오는 것만 하지 정맥이라고 알고 있던 내 상식으로 뜬금 없는 소리같아 반신반의 하며 간단히 초음파 검사를 했다. 영상에 나타는 데이..

이사온 날

이사온 날 조 은 미 다음 블로그에서 T스토리로 이사와서 첫 글을 써본다. 아직 모든 것이 어설프고 익숙치 않은 살림이지만 하나 하나 배워가며 새 둥지를 꾸며봐야겠다. 편안하고 행복한 쉼터가 되면 좋겠다. 이곳에 오면 따뜻함이 느껴지고 작은 위로를 받는 머물고 싶은 뜨락이 되기를 진심으로 원한다. 사람 냄새가 느껴지는 아늑한 공간에 서로 공감하는 이웃들의 사랑방이 되기를 원한다.

나의 이야기 2022.09.19

추석을 보내며

추석을 보내며 조 은 미 명절 풍속도 시대 따라 참 많이 변해간다. 빠르게 변해가는 시류에 유연하게 적응하지 못하면 꼰대 소리 듣기 십상이고 가족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기도 한다. 이번 추석은 사고가 유연한 멋진 신세대 시어머니여서가 아니라 내 몸이 부실하니 그저 아이들 하자는 대로 몸 편하고 즐거운 것이 명절이지 싶어 전 하나 안 굽고 부엌 일에서 해방된 민족으로 편히 지났다. 성묘도 각자 시간 나는 대로 따로 다녀왔다. 아버지는 명절 혼잡을 피해 찾아뵙기로 하고 인테넷에 사이버 대리 참배를 신청했더니 호국원에서 헌화하며 경례하는 사진까지 이메일로 보내준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돌아가시고 맞는 첫 명절인데 찾아뵙지 못해 송구스럽기 짝이 없으나 막히는 길에 운전하고 갈 엄두가 안나 며칠 뒤 한가할 때..

추석 명절의 언저리에서

추석 명절의 언저리에서 조 은 미 오래 교직에 근무하다 은퇴 후 고향에 내려와 사는 초등학교 단짝 친구의 동생이 명절 이벤트로 준비한 친구의 그림 전시회가 열리는 첫날 이다. 아침에 일어나 날씨가 염려되어 창문을 여니 청명한 가을 하늘이 높다. 마음 조리던 힌남노가 빠져나간 들녘이 평회롭다.다행히 내륙의 산간지방이라 비만 많이 내리고 생각보다 별 피해 없이 조용히 지나갔다. 차로 15분 정도 재를 넘으면 친구네 집이다. 가을이 내려 앉은 고즈녁한 산길에 들국화가 피어 반긴다. 길가 열린 마당에 집집마다 명절 쇠러 고향을 찾은 차들이 들어찬 모습이 정겹다. 학창 시절 서울에서 자취하며 명절 때마다 손꼽아 기다렸던 귀성길이 생각난다. 나이들어 고향에서 산다는 건 정서적으로 참 편안하고 안정감을 준다. 눈길이..

연약함 가운데 만난 능력의 신비

연약함 가운데 만난 능럭의 신비 조 은 미 추석이 코앞이다. 무릎이 신통찮으니 몇 식구 안모이는 명절상 차림 준비하는 것도 부담이 된다. 딸이 엄마도 힘드는데 올해는 추석 때 모이지 말고 당일 뮤지컬 공연이나 보고 밖에서 저녁 한 끼 외식하고 지내자고 미리 나선다. 고맙고 반갑기 그지없는 제안이다. 그래도 그냥 날로 지나기는 서운하여 아들 내외라도 오면 한 끼라도 집밥 먹이고 싶은 마음에 랍스타 몇 마리와 언양 불고기를 주문해 냉동실에 쟁여 놓고 명절 밑의 바쁜 주부의 일상에서 해방되어 한가롭고 달콤한 여유를 즐긴다. 마음이 여유로워 지니 그간 여러모로 고마웠던 분들, 위로해주고 싶었던 분들 얼굴이 떠오른다. 작은 선물이라도 전하고 싶어 리스트를 적어 본다. 선물하기로 말하면 여기저기 걸리는 분들이 많지..

새로운 만남의 기쁨

새로운 만남의 기쁨 조 은 미 한 사람 한 사람이 건강한 사회를 이루는 상존 자본이 되어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보자는 큰 꿈을 가지고 손영일 박사께서 페이스 북에 칼럼을 쓰기 시작한 이래 그 뜻에 공감하는 분들이 하나 둘 모여 4년 전에 결성된 모임이 참한회이다. Sns 상의 회원이 5천명을 상회하고 카톡으로도 서로 좋은 글을 나누고 있는 격조 높은 모임이다. 그동안 고명한 전문 지식인들의 칼럼을 연재하는 참한 신문, 코로나 시대에 대처하여 줌 강의로 배우는 디지털 평생대학원 , 국민이 국회의원이 되어 사회의 부조리를 일깨우는 참한 의회등을 운영해 왔다. 오늘은 천안 직산읍 느르머리길 46에서 늘샘 포도 농원을 경영하는 김성천 회원의 농장에 포도 따기 체험과 직접 생산 하는 포도주 시음을 겸한 야유..

영상자작시 2022.09.03

우정, 그 푸른 숲의 향기

우정, 그 푸른 숲의 향기 조 은 미 말 한 마디에도 정이 둑둑 돋고 매사 세심하게 배려하는 살가움이 엄마 자궁 속처럼 편안하고 푸근하여 만나면 그 온기로 인해 따사롭고 행복함을 느끼게 해주는 사람이 있다. 자식들이 솔가하여 1인 가구로, 사는 형편이 비슷한 처지라 아침, 저녁 서로 독거 노인 안부 챙기는 짝꿍인 여고 동창이 시골 가는 길인데 같이 나서자고 컨디션이 어떤지 물어 온다. 며칠 무릎이 안좋다 했더니 어디 나다니지도 못하고 답답할까 염려되어 바람 씌워 준다며 집까지 데리러 온단다. 바쁜데 일부러 찾아주는 성의가 고맙고 가상하여 불문곡직 따라나선다. 오랜만에 운전해주는 차를 타고 달리니 느긋하고 여유롭다. 차창 밖 풍경이 한가롭게 눈에 들어온다.오늘은 무조건 손님으로 초대한다며 특별 풀 서비스로..

실패만은 아닌

실패만은 아닌 조 은 미 늦깎이로 등단해서 시인이란 이름표가 붙은지 그럭저럭 10년이 가까워 간다. 시집을 3권이나 냈지만 여전히 시를 쓰는 일은 어렵다. 나이드니 감성도 퇴화되는지 시상마져 마른다. 한 줄도 시가 안써져 아예 시 쓰는 일을 접어버리고나니 시에 대한 아쉬움이 미련으로 남는다. 남의 시라도 가까이 해보자 싶어 시 낭송에 입문한지 어느새 몇 개월이 자났다. 시 낭송을 새롭게 공부하니 늘 좋은 시를 가까이 할 수 있어 즣다. 낭송을 하기 위해서는 암기가 필수라 시를 외우려 애쓰다 보면 치매 방지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배울수록 재미있고 전문적인 낭송을 위해서는 학습이 필요함을 절감한다. 목소리의 색깔과 톤에 따라, 시를 해석하는 감성에 따라 같은 시라도 시에 대한 감동이 달라진다. 시 낭송은..

어떤 상황에도 감사하자

어떤 상황에도 감사하자. 조 은 미 엊그제 처서가 지나더니 더위도 한풀 꺾였는지 아침 저녁 제법 서늘하다. 절기가 어김없이 찾아오듯 몸도 나이를 속이기가 어렵다. 몸 구석 복병처럼 숨었던 통증이 제철 만난 양 여기저기 보내는 신호가 어째 심상치않다. 한동안 그럭 저럭 잘 버텨오던 무릎이 며칠 전에는 걸음을 못걸을 정도로 발을 디딜 때마다 아파 사달을 내더니 통증이 엉치, 허리끼지 점령군으로 득세한다. 그나마 침을 맞고 걸음은 걸을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급한 불을 끄고나서 그래도 또 다른 문제가 있나싶어 정형외과에 들렸다. 초음파로 진단을 하더니 정맥으로 가는 큰 핏줄의 판막이 이상이 있어 피가 역류하는 하지 정맥이 심해 통증이 올 수 있다고 전문의를 찾아 검진해보라며 친절하게 예약까지 해준다. 퍼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