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미시인 2019. 10. 12. 08:33

 

단풍

조은미

 

본능적 느낌

위기 의식이 온몸을 엄습한다

 

조짐은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자고 나면 느껴지는

소슬한 기운

물관이 서서히 마르는지 목이 타기 시작한다

 

결국 겨울이 오고 있다

이대로 앉아서

죽기만 기다릴 순 없지

이심전심 숲이 움직인다

 

내 한 몸 말라 떨어져

나무를 구할 수만 있다면

손에 손 잡고 분연히 일어선다

 

붉은 놈은 더 붉게

노란 놈은 더 노랗게

피를 토한다

온 산이 불탄다

숲을 지키려는 함성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