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미시인 2020. 1. 31. 13:57

 

조 은 미

 

그와 나 사이

마음만 달려가는

닿을 수 없는 거리

밀쳐내도 자라는

그리움의 뿔

떨쳐내려 흔들어 댈 수록

뿔에 받힌 가슴은 얼얼하다

아린 속 삭히려 겨울바다 앞에 선다

 

하늘이 바다인지

바다가 하늘인지

하나가 된 둥근 우주

삼킬 듯 달려드는 파도

철썩 가슴에 부딪친다

 

뿌리가 뽑힌 뿔

저만큼 파도에 쓸려간다

그리움 뽑혀 나간 자리

알알이 부서지는 하얀 포말

달빛 차는 백사장에

찬바람 맞으며

파란 불꽃 하나 쏘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