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수필, 단상

원주 나들이

조은미시인 2021. 6. 4. 21:52
























윈주 나들이
조 은 미

며칠 꿀꿀하던 날씨가 비온 끝이라  하늘이 청명하다.
새신을 신고 새 가방에 새 스틱을 둘러메고 나서는  길이 어릴 때 소풍 길 처럼 설렌다. 함께 할 벗이 있고 시간적인 여유가 있고 다닐만한 건강이 되니 이보다 더 좋을수가 있을까?
요즘은 코로나로 여행 다니는 사람이 전보다  많지 않아 당일 버스여행은  3만윈 안쪽이면 어디건 골라서 갈 수가 있고 자리도 널널하고 가는 곳마다 꽃 천지고 관광지마다 정비가 잘 되어 있어 힐링 삼아 구경다닐만 하다.
떠날 여건만 된다면 그저 훌쩍 떠나  자연과 함께 하나 되는 행복을 누리길 권한다.

오늘은 원주 용수골 꽃양귀비 축제를 보고 중앙시장에서 전통 먹거리  체험과  시장 구경을 하고 치악산 둘레길을 트레킹하고 돌아오는 코스이다.
원주행  관광 버스에 오르니 뒷좌석의 젊은 엄마들 몇이 오랫만에 만난 듯 귀가 따가울 정도로 수다가 늘어진다.
한 마디 주의라도 주고 싶은 불편한 마음을 삭인다.역지사지 상대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보면 오랫만에 만나 얼마나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을꺼며  즐거운 여행길에 엎 되어 절로 입이 벌어질텐데  싶어 휴지로 귀마개를 만들어 꽂으며 너그럽게 참아주기로 마음 먹는다. 시간 반 달려  용수골 마을에 도착한다. 주민들이 수익 사업으로  만여 평 단지에 가꾼 양귀비꽃이 화사하게 맞는다.
  입구에서 빨간 우산 까지 대여해주어 자연스레 거리 두기도 실천하고 양귀비 꽃 밭에 어울리는  컨셥의 멋진 아이디어라 참신하다는 생각이 든다.
넉넉하게  준 시간 덕에 커피도 마시고 가져간 간식도 나눠 먹으며 여유있게  즐긴다.
한 옆에는 청보리도 파랗게 익어간다.
며칠 전 운길산과 올림픽 공원에서 양귀비 꽃에  흠뻑 취한 터라 크게 감동은 덜 했지만 마을 사림들이  공동으로 수익을 창출해 가는 노력이 대단하고  농촌의  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다른 마을에도 좋은 사례가 되리라 여겨진다.

다음  코스로 원주에서 제일 큰 시장이라는 중앙 시장으로 향한다.규모도 크고 온갖 생필품, 수산물, 전통 먹거리들로 풍성하다. 얌전하게 부쳐 놓은 메밀전과 무나물 소를 넣은 메밀총떡이 맛나보여  사들고  할머니 만두국 집에서 손으로 민 칼국수와 손 만두를 넣은 칼만두국으로 점심 요기를 한다. 넉넉한 인심과 구수한 국물 맛에서 고향을 느낀다.
시장은 언제나 서민들의 삶의 현장을 피부로 느낄 수 있어 좋다.
규모에 비해 크게 활기가 느꺼지지 않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하루 속히 코로나가 지나고 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기를 기원해본다.

마지막 목적지인 치악산  둘레길 주차장에 도착하여  올 5월에 완공되었다는 제 1코스인 꽃밭머리길로 향한다. 주변에 국향사 쪽을 돌아볼 수 있는 테크길로 이루어진 무장애  산책길도 있고 관음사쪽을 향하는 산길도 있다,우리는 꼬불꼬불 정겨운 산길로 접어들어 숲속으로 난 오솔길을  걸으며 작은 계곡도 만나고  길 옆에 숨어있는 산딸기도 따먹으며 성문사까지 왕복 1 시간여 걷는 것으로 만족하고 숲에 앉아서 환담을 즐긴다.
체력에 맞게 적당히 시간 조절하며 즐기는 지혜를 그간 몇번의 산행을 통해  배운다.
목표를 이루려 무리하게  오르며 몸을 상하는 일이야 말로 만용이고 탐심이 아닐까?
쉬엄쉬엄 오르다 못 오르면  내려오는 유유 자적함을 즐기며 아무려나 친구와 함께  정담을 나누고 맑은 공기 마시며  자연에서 힐링하는  시간이 여유롭고 행복하다. 버스 길이 가까워 해가 아직 남았는데 서울에 도착한다.
참으로 아름답고 감사한 또 한 날의 행복한 추억의 시간을 덧대며 돌아오는 발걸음이 가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