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수필, 단상

우정, 그 아름다움 속에서

조은미시인 2021. 10. 30. 06:39




우정, 그 아름다움 속에서
조 은 미

제주도 한 달 살이 떠나는 날이 코앞에 다가왔다.
하잘 것 없는 국내 여행인데 그것도 바다 건너 간다고 여기 저기 친구들이 송별회 삼아 밥이라도 한끼 먹자고 불러준다. 넘치는 사랑과 따뜻한 마음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풋풋했던 젊은 시절 만나 오십 년이 겹도록 절친으로 지내는 대학 동창들!
남 퍼주는 걸 평생 업으로 삼고 사는 더스킨 화장품 사업을 하는 친구가 제주도 가서 만나는 사람들한테 선물하라며 화장품 한 보따리를 택배로 보내주어 나를 감동하게 한다. 코로나로 만나기도 수월찮은데 우정 나를 위해 번개로 만나자며 열일 제처놓고 달러나온 친구들!
마루샤브에서 맛난 점심을 먹고 모처럼 올림픽 공원에 가을을 잡으러 나선다.
와우! 어느새 온 천지에 가을이 내려와 앉았다.
온통 빨갛게 물든 단풍이 눈부시게 황홀하다. 언제 만나도 무람하고 따뜻한 가슴들을 가을 햇살에 거풍시키며 깔깔 거린다.

이제는 제법 주름이 늘어가는 얼굴들!
서로의 모습 속에 익어가는 세월을 읽는다.
겉 모습은 변해가도 마음만은 처음 만났던 그 때처럼 여전히 풋풋하다.
한결같은 마음으로 오래 함께 한다는 것은 얼마나 가슴 벅차고 행복한 일인지!
서로 있음에 고맙고 감사하다.

따끈한 카피잔에 사랑이 녹아든다.
"건강하게 잘 지내다 와"
마주 보며 다독거리는 따스한 손길이 등에 얹힌다.
정말 어디 먼 데라도 떠나는 것 같다.
사랑으로 채워진 넉넉함은 아무 것도 부러울 것이 없다.
친구들 덕분에 늘 마음이 부자로 살아간다.
내 주변에는 왠 천사들이 그리 많은지!
내가 나여서 행복한 날.
고마워 친구들아! 남은 날 동안도 지금처럼 서로 안에 살며 주거니 받거니 아름다운 동행으로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