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자작시

동그라미

조은미시인 2013. 6. 8. 04:58
 

 

동그라미 / 조 은 미

 

 

새벽녘 골목길

낡은 리어카 위에 박스가 쌓인다

허리가 땅에 닿을 듯

할머니는 던져주고

할아버지는 두 다리를 파르르 떨며

종이 탑을 세워놓고

탑돌이 하고 있다

 

어찌 도는 것이 노부부뿐이랴

인생도 돌고 돈도 돌고

명예도 권세도

내가 버린 쓰레기도

내가 버린 물도

내가 버린 양심도

돌고 도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