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은 미
비가 내리는 아침!
하늘이 내려와 먹구름이 찌뿌득 가슴에 찬다.
맛난 것 한 턱 쏜다는 절친의 번팅 호출이 반갑다.
아차산 역에서 픽업해서 구리 쪽을 항한다. 잔잔한 빗 속에 음악이 흐르는 드라이브길에 낭만이 흐른다
비에 젖어 운무 속에 흐느적거리는 한강의 모습이 운치를 더한다.
언제 함께 와 눈여겨 보아두었던 멋진 레스토랑에서 양고기를 먹을 작정으로 나섰으나 가는 날이 장날이라 무슨 행사가 있는지 사람이 많아 들어가지 못하고 바로 옆의 도토리 음식 전문점인 강마을 다람쥐에서 맛난 한상 차림의 세트 메뉴로 입이 호사를 한다.
식사 후 커피까지 풀 서비스 하는 참한 가격에 언제 와도 맛나고 분위기가 좋아
만족한다.
국화가 한창인 가을 뜨락 강가가 마주 바라보이는 테라스에서 가슴까지 따뜻해지는 커피 잔을 감싸쥐고 마주 보는 눈빛에 서로를 향한 사랑과 감사가 서린다.
무람없이 아무 때고 불러주는 친구가 있다는 건 얼마나 행복하고 고마운 일인지!
묵은 우정의 점점 깊어지는 사랑의 깊이에 몸도 마음도 푸근하고 넉넉해지는 힐링을 느낀다.
마음에 맞는 친구가 여럿일 필요도 없다.
느닷없이 보고 싶을 때 함께 있어줄 진정한 친구가 하나만 있어도 족하다.
11월엔 마음에만 두었던 제주도 한 달 살이를 해보자 작당한다.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인터넷을 써핑하며 한림 협제 바닷가에 한달 월세 백여만원밖에 안 하는 예쁘고 근사한 집을 찾았다. 와우 오십만원에 꿈이 실현 되는 대박에 환호한다. 내친김에 예약까지 용감하게 저지른다.
마음 먹기가 문제이지 둘인데 뭔들 못 할까? 해외도 아니고 제주도 가서 한달 살기를!
아직 이런 용기를 낼 수 있는 무모함이 용서되는 나이라서 행복하다. 더 나이들어 건강이 받쳐주지 않으면 하고 싶다고 할 수 있을까?
늙음에 맞서 젊게 사는 비결은 친구와 함께 동행하며 즐기는 데 해답이 있지 않을까?
어쩌면 나이들어 가면서 재테크보다 우테크의 관리가 더 우선하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먼저 상대의 좋은 친구가 되어 주도록 마음도 열고 지갑도 열 일이다.
새로운 모험을 꿈꾸며 한껏 가슴이 부푼다. 모쪼록 건강하자.한 달 멋지게 지내다 오자.
쿵하면 짝하고 마주 손뼉쳐 반응해줄 수 있는 친구가 옆에 있다는 건 얼마나 축복받은 일일런지!
감사한 하루! 가만히 있어도 입가가 씰룩 거린다.
친구야! 네가 있어 고맙고 행복한 날!
사랑한다. 아주 많이!
비 걷힌 하늘에 해가 반짝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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