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배 시인을 추모하며
조 은 미
문인들 단톡방에 한국 문인협회 부이사장을 지내시고 계간 문예 작가회 회장을 역임하셨으며 아동문학가이고 시인이신 박성배 회장님의 부고가 떴다.
황망하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한동안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늘 인자하시고 유머 있으시고 연세보다 젊게 보이셔서 청년 같으신 젊음으로 어디서나 그 자리를 꽉 채워주시던 선생님!
많은 사람을 상대하다 보면 한 두 사람은 상처 받는 사람도 있게 마련인데 평소 보이셨던 넉넉하시고 자애로운 인품에 그 분의 소천을 안타까워하며 애도하는 글이 카톡에 봇물이 터진다
개인적으로 서울교대 5년 선배이기도 하셔서 문단의 원로로서 특별히 아꺼주시고 잘 이끌어 주셨는데 이루 말할 수 없이 서운하고 상실이 가져오는 빈자리의 크기가 더 크고 허전하다.
저녁에 몇몇 문인들이 모여 함께 문상을 다녀 왔다.
환하게 웃으시는 영정 사진을 뵈며 그 분이 옆에 계시지 않는다는게 실감이 안간다.
그리 건강하셨는데 코로나 예방 주사 맞고 일주일 후 황망스럽게 쓰러지셔서 식물인간 상태로 몇달 투병하시다 말씀 한 마디 못하시고 병원에 퍼진 코로나 확진으로 그리 황망스럽게 가셨기에 그 애통함과 안타까움이 주변을 더 가슴 아프게 한다.
빈소에 가보면 고인이 평소에 어떻게 사셨는지 그 인품이 드러난다. 각계 각층에서 보내온 화환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고 코로나 상황에도 아랑곳 없이 멀리 사시는 문인들도 많이 오셔서 고인을 추모하시는 모습을 뵈니 고 박성배 회장님께서 사랑을 베풀며 진솔하게 살아오셨던 모습이 그려진다.
새삼 내가 머물렀던 자리에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야할까? 자문해본다.
남은 삶의 여정 이웃의 필요에 둔감하지 않게 넉넉한 마음으로 베플고 같은 눈 높이로 슬픔과 기쁨에 동참하며 살아가야 하리라.
이생에서 생전의 그 환하게 웃으시던 천진스런 모습을 다시는 뵐수 없겠지만 고통이 없는 천국에서 육신의 옷을 벗고 낙원에서 주님과 함께 영원히 평안한 안식을 누리고 계시리라.
문학사에 큰 획을 그으시고 가신 고 박성배 선생님께서 남기신 발자취는 후학들에게 꺼지지 않는 빛으로 영원히 사표가 되어 기억될 것 이다.
직접 서명해주셨던 선생님의 동시집 "세상에, 세상에나" 에서 동시 한 편 발췌해 낭독해 보며 생전의 그 분 모습을 추억해 본다. 아픔도 고통도 없는 천국에서 평안히 잠드소서.
무더운 날
박 성 배
"얼음!"
해가 소리쳤다
뚝 멈춘
바람.
이제 그만 "땡" 해라
매미가 소리치고
언제 까지 얼음이냐
느티나무 잎들이 짜증내고
정말 너무 한다
과꽃이 고개 축 늘어뜨리고
정말 "땡" 안할 거냐?
강아지가 헉헉거리고
한나절 다 가네
암탉이 골골거리고
옷가슴 열고 부채질하던 할아버지
해 고놈 참, 고집도 세다
'자작 수필,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주도 3박 4일 여행 후기 (0) | 2021.10.14 |
---|---|
버리는 기쁨 (0) | 2021.10.11 |
네가 있어 행복한 날 (0) | 2021.10.08 |
행복은 사랑을 타고 (0) | 2021.10.06 |
카르페 디엠의 지혜 (0) | 2021.10.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