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수필, 단상

제주 살이 첫날

조은미시인 2021. 11. 2. 08:03












제주 살이 첫날
조 은 미

코킷 리스트!  코로나  시대의 버킷 리스트 준말로 요즘 생긴 신조어다.
드디어 나의 코킷리스트가 현실화 되는 첫날 ! 어젯밤  무섭게 퍼붓던 호우의  흔적은 간 곳 없이 하늘이 어쩜 그리 맑은지!
장도를 축복해주는 서기처럼  느껴져 감사하다.

서들러 공항에 도착한다.
짐도 미리 부친 터라 친구와 만나 홀가분하게 출국장 검사대를 나와 13 시 20 분발 아시아나 항공으로 출발 하는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여러가지 세세하게 신경을 써준 딸  덕분에 좋은 자리에  마일리지로 공짜 티켙까지  호사를 한다.
피어나는 햇솜을 펼친 듯 기기묘묘한 모습을 이룬 구름 위를 몸도 마음도 깃털처럼
가볍게 난다.

제주 공항에 내려 마중 나온 롄트카 기사를 따라 회사에 들려  수속을 마치고 스파크 키를 받아든다.
월 40만원. 지인이 소개해준 제일 렌트카. 생각보다 저렴하고  소형차라 주차나 연료비 부담이 적어 참 잘한 선택이라 만족한다
남의 차를 한 번도  운전해 본 적이 없어 불안한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담대하게 운전석에 앉는다.
그 작은 차에 있을 것은 다 있어 곧 편안하게  안정감을 찾고 네비 따라 달리는 길이상쾌하기까지 하다.

한 시간여 달려 도작한 협재  해수욕장 근처의 아담한 숙소 겔러리 12 !
미스타 맨션을 통해 임대한 월 88 만원에 공과금 보증금 30만원의 가격 대비 꾀 만족스런  방에 일단 안심 한다.  실내가 깔끔하고 아늑해보인다.  오밀조밀 냉장고, TV,  전자 레인지, 전기 밥솥, 작은 수납장, 작은 테이블, 밥상, 빨래 건조대등 큰 살림살이는 제법 갖춰져 있다. 찬장을 열어보니 잔잽이 그릇이 쌀 씻을 바가지 하나, 나물 무칠 큰 그릇 하나 없고 후라이팬팬도 마땅찮아 음식을  해먹기가 너무 옹색스러울 것 같다.  내 집 머무는 손님 배려 차원에서  그릇등 식기가 조금만 넉넉히 준비되어 있었더라면 더없이 만족스러울텐데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든다.
꼼꼼히 살펴보니 내쪽 창문까지  한쪽이 없어  찬바랑이 숭숭 들어온다.
감기 들기 십상이겠다.
내일은 주인장과 전화해 창문부터  필히 해결해야하겠다.

관광지 근처라 식당도 가까이 있고 편의점도 근처에 있어  기본적인 환경에는 대체로 만족 한다. 일단 여장을 풀고  들깨옹심이 칼국수로  맛나게 제주도 입섬 첫 저녁식사를 마친 후 근처 편의점에 들려 당장 필요한 몇 가지를 대충 사서 들어온다. 내일은 근처 큰 하나로 마트에서 본격적으로 필요한 장을 봐 와야겠다.

한 침대의 동침이 꾀나 염려 되었는데 생각보다 편안하다.
둘이 손 잡고 무사히 도착케 해주신 감사기도를 올린다.
고단했는지  친구는 이내 잠이 든다.
잠든 친구 얼굴을 내려다보며 함께 함에 얼마나 든든하고 고마운지!
친구야! 모두의 로망인 제주도 한 달 살이. 시간도  건강도 모든 환경적인 여건도 허락해주신 축복을 맘껏 누리며 감사하는 날들 만들어 가자.
지극히 평안한 마음으로 행복한 첫날 밤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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