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자작시

며느리 사랑

조은미시인 2013. 2. 12. 21:02
      며느리 사랑 / 조은미 명절은 오랜만에 온 가족이 모여 정을 나누는 즐거운 날이지만 올 설은 아들이 장가가고
      새 며느리와 함께 지내는 명절이라 더 가슴 벅차고 행복했던 것 같다. 사돈댁에서 넘치도록 풍성히 보내주신 이바지 음식! 혼수로 보내주신
      너무나도 포근한 이불하며 호사가 늘어져 더없이 행복하고
      형제들과 오랜만에 경사를 나누는 행복 또한 정말
      명절 다움을 느끼게 하는 설을 보냈다.
      무엇보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예쁜 며늘아기 자체만으로도
      넘치는 축복이어서 감사가 저절로 나온다. 오래 혼자여서 늘 가슴 한편을 시리게 했던 아들에게 어쩜
      그리도 꼭 맞는 배필을 예비해 주셨는지..... 사랑스럽게 아내를 바라보며 서로 사랑하는 모습들이 한 쌍의 원앙 같아
      보는 것 만으로도 마음 속 깊은 곳에서 기쁨과 감사가 넘쳐난다 이제야 가슴 한구석 깊이 박혀있던 대못이 빠져나오고 새 살이 돋는 치유함을 맛본다. 이것이 정말 내게 주어진 축복이 맞나 싶어 절로 행복한 웃음이 터져 나온다. 제 귀여움을 제가 지니고 있다고 했던가? 너무 사랑스럽고 위 아래 예의범절에 모자람이 없고 상냥하고 솔직하여 구김이 없고
      누구에게나 붙임성 있는 다정함이 볼수록 사랑스럽다. 낯선 시댁에서 지내는 며칠이 마음에 부담도 되련만 너무나 편안하고 행복해하는
      며느리에게 감동과 감사가 저절로 넘쳐 나온다. 아침에 혹시 제대로 못자고 깰까봐 늦잠을 자려도 좀이 쑤셔 못자는 성품에
      날이 밝기 까지 부스럭 거리지 않으려 무던 애를 쓰다 손님맞이 음식 장만이
      염려 되어 살금살금 일어나 조심스럽게 부엌일을 하는데
      실컷 잤는지 어머니 안녕히 주무셨어요? 하고 아침 인사를 건네며
      시어머니 혼자 부엌일 하는 것에 크게 미안해하는
      기색도 없이 상큼하게 웃고 나온다. 그 당당한 모습이 얼마나 솔직하고 예쁘던지!
      잘 할 줄도 모르는 솜씨에 시어머니 일 거든다고 사로잠을 자다 기척소리에
      놀라 뛰어 나와 익지도 않은 일에
      쭈뼛거리며 마음에도 없는 억지 일을 의무 삼아 하면서 서로 불편해하고
      시댁에 다녀오면 일만 많이 하고 왔다고
      찡그리고 불평불만에 스트레스 받고 볼이 부어 시댁이라면 진저리치고
      부담부터 갖는 것 보다 낯선 시집이 제 집인양
      편안히 잘 자고 나와 상냥하게 인사 건네주는 그 천진함이 너무 사랑스러웠다. 음식 솜씨야 아무렴 며느리 보다 내가 났겠지! 그 걸로라도 시어머니
      체면을 지킬 수 있으니 그 또한 감사한 일이고 서로 자기가 잘하고 좋아하는 것으로
      상대방을 기쁘고 행복하게 할 수 있다면
      그 것이 서로 서로 행복해지는 길이 아닐까 싶다. 조금만 배려하고 조금만 양보하고 조금만 이해하고 조금만 마음을 열고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고부간 관계가 그렇게 껄끄럽고 힘들 까닭이 무엇일까?
      20년 넘게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아서 그런지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어
      어머니 먼저 돌아가시고 홀 시아버님 10년이 넘게 모시다
      가시는 날 왜 그렇게 서럽던지!
      지금도 말없이 온통 며느리에 의지하시고 믿어주시던
      태산 같던 아버님의 과묵하셨던 그 사랑을 생각하면
      가끔 서운하고 그분의 부재가 주는 자리가 참 허전해진다.
      새 아가! 우리 지금처럼 첫 사랑의 마음을 오래 오래 간직하고 변함없이
      어제가 오늘인양 오늘이 내일 인양 그렇게 서로 사랑하며 살자.
      서로가 있음에 감사하면서 서로 도울 수 있는 부족함이 있음을 기쁨으로 여기면서……. 우리 집에 새 식구로 온 너를 진심으로 환영하고 축복한다. 사랑한다. 네가 우리 집의 축복의 통로가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기도의 염원이 하늘에 닿아 하늘 문을 여시고 땅에서도 축복의 문이
      열리도록 응답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그 분 안에서 아름다운 가정을 세워가며 그 분의 목적에 맞는 삶을
      살아드리는 너희들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도한다. 서로의 에젤로 서게 하신 하나님!
      이 가정을 통하여 당신의 영광 받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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