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자작시

겨울바다

조은미시인 2019. 1. 27. 14:21

 

겨울바다

조 은 미

 

 

손바닥만큼 피어오르던 먹구름

손에 잡힐 듯 허공에 퍼지더니

어느새 태양을 삼킨다

 

 

흑빛으로 주눅든 하늘

시간의 목젖 굵어지고

분노가 목에 차오르면

 

참았던 숨 내쉬며 용틀임하는 하늘

온몸을 덮는 어둠과의 사투가 시작되고

서슬 퍼런 창끝마다 구멍이 뚫린다

 

어둠을 쏟아내며 한바탕 분요가 지난 자리

산산이 가루 되어 낙하하는

필사적인 항거의 몸짓

 

파도는 밤새 자장가 흥얼거리고

빈 백사장 하얗게 질려 엎드린 포로 위로

얼비치는 달빛마저 영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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