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다
조 은 미
손바닥만큼 피어오르던 먹구름
손에 잡힐 듯 허공에 퍼지더니
어느새 태양을 삼킨다
흑빛으로 주눅든 하늘
시간의 목젖 굵어지고
분노가 목에 차오르면
참았던 숨 내쉬며 용틀임하는 하늘
온몸을 덮는 어둠과의 사투가 시작되고
서슬 퍼런 창끝마다 구멍이 뚫린다
어둠을 쏟아내며 한바탕 분요가 지난 자리
산산이 가루 되어 낙하하는
필사적인 항거의 몸짓
파도는 밤새 자장가 흥얼거리고
빈 백사장 하얗게 질려 엎드린 포로 위로
얼비치는 달빛마저 영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