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조은미
본능적 느낌
위기 의식이 온몸을 엄습한다
조짐은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자고 나면 느껴지는
소슬한 기운
물관이 서서히 마르는지 목이 타기 시작한다
결국 겨울이 오고 있다
이대로 앉아서
죽기만 기다릴 순 없지
이심전심 숲이 움직인다
내 한 몸 말라 떨어져
나무를 구할 수만 있다면
손에 손 잡고 분연히 일어선다
붉은 놈은 더 붉게
노란 놈은 더 노랗게
피를 토한다
온 산이 불탄다
숲을 지키려는 함성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