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에 고함
이제 그만
날 붙잡고 있는 당신의 그 손을
거두어 주지 않으시렵니까?
날 버려주시기를 바랍니다.
당신을 몹시 그리워하는 일도
자꾸만 당신께로 향하는 발걸음을
애써 붙드는 일도
모두가 다 내게는
너무나 힘에 겹습니다.
가을이 떠나가는 것처럼
낙엽이 지는 것처럼
바람이 휘몰아치는 것처럼
이른 서리에 꽃잎이 시들어
사그라지는 것처럼
그렇게 이제 그만 나를
버리고 떠나가 주시렵니까?
홀로 울지 않겠습니다.
서글퍼도 않겠습니다.
그리움마저 비우고 지워
다정한 얼굴도
따스한 목소리도
온유하던 체취도
뜨겁던 체온도
작은 심장소리도
아주 잊은 채로
나 홀로 살아보렵니다.
겨울이 오면
그럴 수 있을 것입니다.
빈손은 호주머니에 찔러 넣고
귓바퀴에 헤드폰을 얹고
두터운 무스탕점퍼를 입고
가죽부츠를 신으면
견딜 만 할 것입니다.
이제 그만 붙잡고 있는
제 거칠고 지친 손을
그만 놓아주십시오.
부디 날
버려주시기를 바랍니다.
BongJin. Song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송봉진 원글보기
메모 : 헤어지는 아픔에 목이 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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