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벼락
조 은 미
따끈한 군고구마 속살처럼
혀끝에 달달하게 녹던 언어들
서로 다름 품지 못하고
어느새 돌아앉아 등만 보이는 사람
벌어진 틈 사이 벽을 높이 쌓는다
햇살이 내리쬐도
바람이 흔들어도
꿈쩍 않는 담벼락
가는 마음 머물지 못하고
되돌아 꽂히는 말의 비수
아리아리 통증이 차오르고
숨이 막혀온다
아서라
남은 시간이 얼마나 길다고
높이 쌓은 담벼락에
창구멍은 하나 내고 살자
시작 노트
많은 관계 속에 살아가면서 친하던 사이에서 별것 아닌 말다툼으로 자존심에 상처 입고 남처럼 돌아서서 아파하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서로 디름을 틀림의 잣대로 들이대며 자기의 상처에만 집중하여 관계에 금이 가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다.
상대의 눈 높이에서 서로 다름을 인정해주고 이해하는 마음과 신뢰로 서로 품어 주면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