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수필, 단상

제주도 3박 4일 여행 후기

조은미시인 2021. 10. 14. 23:26






























제주도 3박 4일 여행 후기
조 은 미

제주 여행 첫째 날
일상에서 탈피해 어디론가 여행을 떠난다는 건 흥분되고 신나는 일이다.
여고동창 5명이 홈쇼핑에서 199,000원에 3박 4일 제주도 여행을 두어달 전에 예약해 놓고 오늘 드디어 떠나는 날!
아이들 소풍 가는날 처럼 마음이 들떠 잠을 설친다.
오후 6시 40분 김포 공항에서 제주행 에어 프레미아 항공기 앞쪽 특등석 넓은 자리를 용케 배정 받았다.와 이런 대박! 출발부터 조짐이 좋다. 제주 공항에 도착해서 바로 안내된 숙소.
이런 이런 에어 시티 호텔까지?  쾌적한 숙소에  절로 입이 벌어진다. 간단히 샤워 후 한 방에 모여 샴페인으로 오랜만에 코로나 19로 옥죄었던 굴레에서  벗어난 자유를 축하하며 할매들의 제주도 여행의 첫날 밤을 맞는다. 묵었던 수다가 늘어지고 호텔 하루 숙박비에도 못미치는 비용으로 이렇게 여행할수 있다는 불가사의함에 그저 감사할뿐이다.
행복은 부지런한 자의  몫이다

제주 여행 둘째 날
아침 6시 호텔 조식 후 카멜리아 힐에 도착한다.
아침에 비가 오는 듯 하더니 날씨가 쾌청하다.
비치빛 하늘에 드러난 가을의 속살이 정겹다.  핑크 뮬리와 억새, 코스모스 하늘 거리는 가을 정원에서  시간을 거스린 은어들의 까르륵 거리는  웃음이  가을 볕에 익어간다.

석부작 공원에 들려 햇살을 안고 커가는 초록 귤을 눈에 담고 제주도 특산물인 상황버섯 판매장에 들른다.
항암과 면역력에  좋다는 상황버섯.
귤 대체 작물을 개발해야하는 절박한 상황에서 기후 조건이 알맞고 부가 가치도 높아 제주도청에서  특산물로  지원한다니 효자 나무로 대접 받던 귤 대신 국민 건강에 이바지하며 농가 수입에도 한 몫 하는 효자 상품으로 전망이 기대되는 작물이다.

예정되었던 가파도와 요트 체험은 베트남으로 향하던 태풍이 제주도로 상륙하여
갑작스런 기상 악화로 인한 노을 파도의 위험으로 여객선 운항이 전면 중단되어 행사가 취소되어 아쉬움이 컸다.

새섬으로 이동한다.바다 바람이 세차게 분다. 가만히 있으면 날아길 것 같은 세찬 바람이지만 나폴리에 버금가는 아름다운  항구의 모습에 감탄사를 연발한다.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 간다는 새연교를 건너 새섬 둘레길을 걷는 코스도 너무  아름답고 평화 로웠다.

고등어 전골 점심 후 더마 파크의 광개토대왕 공연을 관람하러 간다.
시원하게 툭 트인  야외에서 날렵하게 말을 타며 기기묘묘한 동작을 말 위에서 공연하는 나이 어린 몽골 소년 출연자들을 보며 인간이 가진 능력의 무한한 잠재력에 감탄하게 된다. 중국에 가면 경극이 유명하듯
말이 유명한 제주도를 상징할 특화 상품으로 볼거리를 제공해준다.
참 경쾌하고 유쾌한 시간이었다.

  버스로 이동해  천연의 원시림을 그대로 간진하고 있는 제주도의 숨구멍이라 할 수 있는 화순 곶자왈  생태숲에 들어서 맘껏 자연을 호흡한다.
40 여분간 완만한 숲길을 걸으며 제주도의 신비와 매력에 빠져본다.
자연에서 느끼는 편안함과 행복감 !
몸도 마음도 초록물이 배어드는 힐링을  느낀다. 이 충만한 행복함에 감사가 넘친다.

다음에 방문한 코스는 수목원 테마공원.
이름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VR 체험장이다. 
Play box에 올라 앉아 입체 영화의 가상 공간에서  아이들 처럼 괴성을 질러가며 스릴을 만끽한다.
동심으로 돌아가 여기저기 사진 세트장에서 사진도 찍고 얼음 조각 전시회에서 오싹 겨울을 느끼며  눈 썰매도 타보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

빠듯하게 꽉찬 하루 일정을 마감하고 석식은 자유식으로 호텔 인근의 국수 전문점에서 성게 미역국과 성게 국수로 제주도의 풍미를 혀끝으로  체험해본다. 국물이 얼마나 맛나고 시원하던지.
에어 시티 호텔 근처 맛집으로  ㅂㆍㄹㆍㅁ 왓 국수 집을 추천하고 싶다. 저녁 후  함께 모여 포도주 한 잔씩 나누는 낭만!
밤이 맞도록 정담이 깊어간다.  눈도 입도 마음도 즐거웠던 여행 둘째 날을 보내며 감사함으로 두손을 모은다


제주 여행 셋째 날
아침부터  비가 부슬 거린다
조식 후  기념품점에 들려 선물을 고르며 쇼핑을 한다. 원가에도 못미치는 여행 가격에 미안한 마음도 있고  가이드의 열성과 헌신을 다해 제주도 특산품을 홍보하는 그  직업 정신에 감복하여 이 어려운 시기 뭔가 물건을 사주지 않으면 죄인이 된 듯 마음도 불편하고 소비해주는 것도 제주도민의 어려움에 조금이라도 동참하는 것이라 싶어 즐거운 마음으로 가족들에게 줄 선물을 쇼핑한다. 선물 받으며 좋아할 얼굴을 떠올리니 더불어 행복해진다.

쇼핑 후 민속 마을을 둘러보며 초가지붕이 보존되어 있는 제주 전통 풍경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억세게 생활력이 강한 제주 여인의 모습이 느껴지는 사투리가 정겨운 가이드의 입담도 구수하고 돌담,  빗물 받이 정수기, 장독대등 옛 것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것을  보며 사라지는 우리 것에 대한 향수와 소중함을 깨닫는다.
마을 자체적으로 공동 작업을 통해 생산하는 마유 크림, 말뼈 가루등 상품 설명을 들으며  보다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치열 하게 노력하는 마을 사람들의 지혜와 협동심, 새로운 것을 개발하는 진취성에  마을의 희망이 느껴진다.

흑돼지 불고기로 맛있는 점심 식사를 하고 워터쇼를 관랑한 후 승마 쳬험장에서 생전 처음 말도 타본다.
생각보다 무섭지 않고 탈만 했다. 뭔가 도전해보는 용기는 삶을 흥미 있고 활기 차게 한다. 족욕 체험으로 하루의 피로를 풀고 에코랜드로 향한다. 예쁜 기차를 타고 역마다 특색있게 꾸며놓은 에코랜드의  숲속  탐험에  오른다.
비가 와서  역마다 내려서 돌아보지 못하고 기차를 타고  주마간산 격으로 한 바퀴 훑고 온 것이  못내 아쉬웠다.  넉넉히 시간을 갖고 역마다 내려서 곶자왈의 속살을  더듬어 보는 것도 참 운치 있을 것같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색색이 무지개 빛으로 칠해진 해안도로를 걸으며 잠깐 바다 내음에 취해보고 해녀 식당에서 전복죽의 향토 맛에 젖어본다.
드디어  관광 일정이 끝나고 제주에서의 마지막 밤이다.
펀안한 숙소, 알찬 스케쥴, 저렴한 가격, 친절하고 유능한 바른 투어의 오지은 가이드 덕분에 펀안하고 만족한  여행이었음에 고마음과 감사를 전한다.

상품 판매와 연관되어 가이드의 수입이 결정되는 열악한 여행 업계의 현실에 상품 홍보에 지나치게 치중하는 점은 개선되어야할 여지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지역  특산품 홍보에 따른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는 가이드 역활의 긍정적인 측면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다.
아무리 좋은 상품을 개발해도 홍보가 안된다면 기업이 살아 남을 재간이 없을 것이다.
무슨 일을 하던 자기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성실하게 일하는 모습을 보면 참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아름다워 보인다.
여행지에서 마지막 밤이 저문다.

드디어  3박 4일의 일정을 마무리 하고 집에 오는 날.
아침 8 시 40 분 비행기라  호텔 조식을 마치고 7시에 일찌감치 서둘러 제주 공항으로 향한다.
이번 제주도 여행에서 못다본 아쉬움을 11월달  제주도 한 달 살이 하며 천천히 구석 구석 알차게 둘러보리라 마음 먹는다.
곳곳이 아름답고 다시  찾고 싶고 머무르고 싶은 제주도.
이리 아름다운 산하가 내 나라 땅인 것이 자랑스럽고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지!

여행 길에서 만나는 새 인연들.
며칠 함께 한 정이 헤어지기가 섭섭하기 까지 하다.
여행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것을 보며 나를 돌아보고  많은 것을 깨닫게 한다. 
자연은 모든 것을 포용 하고 서로 조화를 이루며 순리대로 살아간다.
자연에서 느끼는 또 다른 일상에서의  쉼이 주는 행복은 나를 비우며 너그럽고 풍요롭게 한다.

구름  위를 날며  위에서 내려다 보니 바다와 하늘이 맞닿아 하나로  연결되고 땅 위에 우뚝 솟은 높은  건물들도 작은 점으로  보인다.
조금이라도 손해볼까  네 것 내 것 따지면서 도토리 키재기 같은 자존심 세워가며  서로 상처주고 관계를 무너뜨리며 소중한 것의 우선 순위를  잃어버리고 사는 어리석음이  참 부질없다는 생각이 든다.
말 많은 세상 말에 흔들려  중심을 잃지 말고 하늘을 향해 한 점  부끄럼 없는 삶을 살야겠다 마음을 다져본다.
  정해진 항로를 흔들림 없이 두팔을 활짝 벌리고 날아가는 위풍 당당한 비행기의 날개에 햇살이  부딛혀 반짝인다.

드디어 집에 도착해 현관문을 연다.
며칠 비운 내 집이 편안하고 반갑다.
돌아와 쉴 집이 있다는 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인생의 소풍을  마치고 돌아가는 날 영혼이 돌아가 안식할 수 있는 거처를 예비하는 지혜를 주시고 늘 평안 안에 거하는 축복을 주심에 감사한다.

무사히 여행을 마치고 돌아올 수 있도록  건강 허락하심과  함께 할 수 있는 벗이 있음에 또한 감사가 넘친다.
동행했던 벗들에게도 사랑과 고마움을  전한다.

'자작 수필,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전  (0) 2021.10.17
살 처분  (0) 2021.10.16
버리는 기쁨  (0) 2021.10.11
박성배 시인을 추모하며  (0) 2021.10.08
네가 있어 행복한 날  (0) 2021.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