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수필, 단상

인연, 그 아름다움 (제주 한 달 살이 여섯 째 날)

조은미시인 2021. 11. 7. 10:58























인연, 그 아름다움 (제주 한 달 살이 여섯 째 날)
조 은 미


어느새 제주 온 지도 닷새가 지났다.
오늘은 어제 비양도에서 만난 김 화백님과 백종원씨가 운영 한다는 더본 호텔 탐모라 뷔페에서 아점을 먹고 올레길 8길의 백미인 예레 생태공원을 걷기로 했다.

13000원의 착한 가격에 음식도 푸짐하고 맛도 있고 우아한 호텔 분위기까지 만끽하며 아침도 거르고 간 터라 양껏 든든히 아점을 먹고 김 화백님과 동행 하신 서울에서 제주 살이 오신 또 다른 두 분을 소개 받고 다섯 여인이 만추의 가을 속살을 헤집으며 걷는다.
서로 이야기 하는 중에 새로 소개 받은 분 중 한 분은 같은 온누리교회 권사님이시고 내 절친과 잘 아는 사이라 묘한 인연에 더 반갑고 놀라움이 컸다.이래서 세상은 넓고도 좁다 하는 가 보다.

제주도는 대부분 건천이라 비가 올 때만 하천이 흐른다는데 예례천에서 발원한 대왕수천은 사시사철 물이 마르지 않고 흘러 제주에서는 드물게 보는 상시 물이 흐르는 하천이란다. 예례동은 옛부터 수량이 풍부하고 물 맛이 좋아 선사 시대부터 사람들이 정착하고 살아 선사 유적이 많이 발견되는 역사 유물의 보고이고 지금은 대왕수천을 따라 조성한 아름다운 수변공원으로 많은 사람들의 힐링처로 각광을 받는 곳이라 한다. 모두 제주를 사랑하시고 오래 전에 제주에 터를 닦고 살고 계신 분들이라 속속들이 제주를 알고 계신 덕에 두루 유익한 정보도 알려주시고 좋은 먹거리, 볼거리에 이리 쉽게 호사를 하니 얼마나 감사한지!

걷는 길 곳곳에 돈나무, 먼나무, 멀구슬 나무의 열매들이 제 빛으로 익어가고 향기가 만리까지 가서 만리향이라고도 부르는 금목서 나무, 보기만 해도 가슴이 아련해지는 보라색 꽃이 흐드러진 물봉선 군락도 만난다. 테크 길이 정갈하게 이어지는 곳곳에 벤치가 마련되어 있고 참으로 오랜만에 물레방아가 도는 멋스런 풍경이 향수를 자아낸다. 하천의 돌돌거리는 물소리를 들으며 걷는 길 곳곳에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지고 눈을 돌리는 데마다 탄성이 절로 나온다. 어쩜 이리도 길을 예쁘게 가꿔 놓았을까? 인공과 어우러진 자연의 아름다움은 또 다른 매력과 행복감을 안겨준다. 그러나 지나치게 사람 손끝이 간 관리로 인하여 자연 생태계가 파괴되어 아름다운 숲의 나무들이 자꾸 죽어 간다는 보고를 인터넷에서 접하니 참으로 인타까운 마음이 든다.

생태 공원이 끝나는 지점에 탁 트인 바다가 눈 앞에 펼쳐진다. 마법의 숲을 빠져나온 양 너무 다른 반전에 그 감동과 감격은 뭐라 말할 수 없이 신비롭다.
쓰고 있는 모자도 날릴만큼 갯바람이 세다. 맨 머리칼을 휘감아 올리며 부는 바람의 싱그런 감촉과 바다 내음이 가슴이 뻥 뚫릴 만큼 시원하다. 아름다운 섬 제주를점점 더 사랑 하고픈 마음이 든다.

오늘 1만 2천보나 걸은 내 무릎이 대견스럽다. 집에 돌아오니 솜처럼 피곤하다.
점심을 많이 먹어 그런지 속이 그득한 게 시장기를 못 느껴 저녁도 거르고 샤워 후 일찍 잠자리에 든다.
친구도 많이 피곤한가 보다. 눕자마지 잠이 든다.
오늘은 먼 길 운전을 혼자 도맡아 했으니 더 피곤했으리라.
노는 게 일이 되는 아이러니!
내일은 주일이니 욕심을 접고 집에서 편히 쉬며 안식 하리라 마음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