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 (제주도 한 달 살이 열닷새째)
조 은 미
아침에 일어나니 바람 한 점 없이 쾌청하다. 날씨가 받쳐주지 않아 예약했다가도 취소 되어 벼르고 있던 마라도를 오늘은 드디어 갈 수 있게 되었다.
모슬포 운진항에서 떠나는 9시 40 분 배시간에 맞춰 부지런히 서두른다.
단체 관광객들 때문에 당일 현장 매표가 어려울 수 있으니 반드시 인터넷이나 전화로 사전 예약 후 가는 것이 안전하다.
마라도는 모슬포에서 11Km, 가파도에서는 5.5Km 떨어진 우리나라 최 남단의 섬이다.
운진항에서 25분 정도 배를 타고 가면 마라도 선착장에 닿는다.
선착장에 내려서니 현무암 괴석이 벙풍을 둘러친듯 우뚝 막아서는 모습이 장관이다.
어쩐지 섬의 첫인상이 남성적인 느낌이 들어 우리나라 남단을 든든히 지켜줄 것 같은 믿음이 생긴다.
동경 126°16' , 북위 33°06' 에 위치하고 섬의 크기는 0.3 평방Km, 해안선 길이 42Km의 타원형 작은 섬이다. 경관이 수려해 천연 기념물 423호로 지정 되어 보호되고 있다.
대체적으로 그리 높지 않은 평평한 지형의 넓은 초윈에 억새밭이 끝없이 펼쳐져
만추의 가을이 익어가고 있었다.
섬을 한 바퀴 도는데 천천히 걸으면 한시간 정도면 충분할 것 같다.
인구는 150 명 정도가 살고 있다 한다.
관광객이 많이 찾아와서인지 풍부한 해산물을 이용한 짜장면 집이 열 집 정도는 되는 것 같다. "짜장면 배달왔어요"로 더 유명해진 마라도 톳 짜장면과 해물 짬뽕을 시켜 먹어 본다. 유명세 만큼 맛은 있었다. 바닷 바람을 맞으며 해녀들이 직접 채취한 자연산 해삼, 멍게, 소라등 해산물 회도 한 접시 앞에 놓고 싱그러운 바다향을 혀끝에 녹이며 행복을 씹는다.
길 따라 걷다보면 기원정사 절과 소각로, 예쁜 성당, 경찰서 건물과 등대가 보인다. 등대 앞에는 세계 여러나라 등대 모형이 있어 흥미로웠다. 우리나라 땅 끝의 상징인 대한민국 최남단 표지석을 보며 뭉클 감동이 인다.
소로길을 접어드니 기독교 백주년 기념탑이 우뚝 솟은 마라도 교회 건물이 보인다.
얼마나 반갑던지! 땅 끝까지 복음이 전파되어야 하라라는 사도행전의 말씀을 떠올리며 벅찬 감동을 느낀다.
지금은 아이들이 없어 폐교된 가파초등학교 분교 건물도 아담하다.
한나절 여유있게 섬을 둘러 본 후 1시 돌아오는 배를 타고 모슬포 운진항으로 귀항한다. 우리나라 최남단 땅을 처음 밟았다는 감동이 스물스물 차오른다.
모처럼 일정이 일찍 끝나 집에 와 몸도 마음도 편안히 휴식을 취한다. 감자전 한접시 부쳐놓고 맥주 한 잔을 둘이 나눈다.
평안이 조수처럼 밀려온다.
나 혼자였으면 이런 행복을 누릴 수 있었을까?
함께 함에 새록새록 고마움과 감사함이 솟는다.
고맙다 친구야, 사랑한다!
우리의 아름다운 동행과 우정을 위해
부라보!
창가에 진한 어둠이 조용히 내리고 있다.
무사하게 하루를 지나게 해주심에 감사하며 두 손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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