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 선인장 군락지, 아르떼 뮤지엄
(제주 한 달 살이 열사흘째)
조 은 미
오늘 따라 바람 한 점 없이 날씨가 좋다.
날마다 변덕이 죽끓 듯 하여 종잡을 수 없던 날씨가 오랜만에 해가 쨍하고 난다.
제주도 와서 이리 날씨가 좋기도 흔하지 않은 일이다.
연일 무리 했던 탓인지 몸살기가 있는 게 영 컨디션이 안 좋아 오전 내내 집에서 쉬다 점심 때 겨워서야 줄서서 번호표 타서 기다리면서 먹는다는 맛집 협재 칼국수에 보말 칼국수를 먹으러 나선다.
국물이 진한 게 먹어 보던 중 제일 맛나다고 친구는 칭찬이 늘어지는데 입맛이 써서인지 맛난 음식을 앞에 놓고도 썩 맛난 줄을 모르겠다.
날씨가 너무 아까워 가까운 월령리 해변의 선인장 군락지를 찾아가 보기로 하고 네비를 찍으니 바로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
손바닥 선인장인 백년초가 집집마다 돌담에 울타리 삼아 싱그럽게 자라고 있고 선인장 마을답게 밭에도 온통 선인장을 대량으로 재배하고 있었다.
골목마다 돌담으로 경계를 이룬 올레길을 따라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본다. 평화로운 시골 마을이다.한산한 마을에 집집 마다 그려진 담벼락의 벽화가 정겹다.
데크길이 이어진 해안을 따라 바위 틈에 선인장이 자생하고 있는 모습도 이채로웠다. 한창 불끈 불끈 솟은 자색 열매들이 탐스럽다. 선인장 열매는 소화기나 호흡기 계통에 좋은 건강 식품으로 개발되어 이 마을에 고소득을 가져다 주는 효자 작물로 각광을 받고 있단다.
제주도는 어디나 조금만 도심을 벗어나면 시리도록 고운 비취빛 바다가 눈 앞에 펼쳐져 그 아름다움에 압도 된다.
다음은 어음리에 있는 몰입형 미디어 아트 전시관인 아르떼 뮤지엄을 찾아가 보기로 한다. 빛과 소리가 만든 환상적인 10 개의 작품 전시관이 젊은이들의 호기심을 채워주기에 충분한 환상적이고 멋진 전시관이다. 거울이 사방에 둘러쳐진 어두운 공간에 우리 같은 나이든 사람은 행여 안전 사고라도 나지 않을까 한 발 한 발 내딛는 것도 조심스러웠다. Wave 전시관에서는 쏟아질 듯 달려드는 초대형 파도가 몸을 덮치치는 것 같은 스릴이 느껴지고 생명을 불어 넣는 밤의 사파리, 제주의 풍경과 영화가 초대형 스크린을 채우는 빛의 정원, 공간을 초월한 새로운 차원의 Worm hole, 달빛을 머금은 달 토끼와 만나 동화 분위기에 젖게하는 Moon, 환상적인 분위기가 압도하는 Flower 전시관등 현대 기술이 만들어낸 빛과 소리의 공간에서 이색적인 체험을 할 수 있었다.
몸 컨디션이 썩 좋지 않으니 보는 즐거움 먹는 즐거움도 반감 된다. 친구가 엄마처럼 이 것 저 것 챙겨주고 보살펴주니 고맙기 그지없다.
일찍 들어와 좀 쉬니 한결 몸이 가벼워진다. 뭐니뭐니 해도 건강이 제일 소중한 걸 새삼 깨닫는다.
무리하지 말고 내일은 안식일이니 푹 쉬어야겠다. 안식일을 주신 뜻을 헤이리며 감사한다. 오늘 푹 자고 일어나면 내일은 거뜬해지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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