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난우회 주왕산 여행기

조은미시인 2012. 11. 21. 21:57

 

난우회 주왕산 여행기

조은미

 

1022일 난우회 친구들과 주왕산 12일 기차여행!

모처럼 함께하는 여행이라 마음이 들떠 일찍 잠에서 깼다.

계란과 고구마 삶아 따끈하게 준비하고 귤도 넉넉하게 챙겨 집을 나서는 발걸음 상쾌하고 가볍다.

630! 아차산역에서 미경이 남편과 만나 미경이 하고 전철 타고 서울역 도착!

명희가 먼저와 반갑게 반긴다.

경숙이는 점심에 먹을 맛있는 김밥을 들고 오느라 아침부터 분주했겠다.

언제나 친구들을 위해 늘 앞장서 마음을 쓰는 마음이 고맙다.

820분 드디어 봉화 행 열차에 몸을 싣고 재잘재잘 풀어 놓는 수다 보따리!

우리 모임 초유의 기록적인 참석률!

저마다 사랑담은 간식을 풀어놓는 예쁜 마음들!

이제 더 꺼내는 사람은 벌금! 언제나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 뭉클한 우정들!

4시간 남짓! 오래 한자리에 앉아 있던 다리가 벌써부터 말썽이다.

종아리가 쥐가 나고 당겨서 어떻게 운신을 할 수가 없다.

영희, 미경이, 명희가 달려들어 주무르고 풀어준다.

고마움에 가슴이 울컥! 혜경이는 압봉도 꺼내 붙여준다.

12시 봉화 도착! 역내에 들어서니 빨간 잘 익은 사과 한 알씩을 예쁘게 포장해 선물로 건낸다.

후한 인심! 여행에서 만나는 또 다른 즐거움!

1시간 정도 버스로 달려 도착한 가랫재 휴게소!

설설 끓는 어묵 솥을 가운데 놓고 둘러서서 뜨끈한 국물에 먹는 김밥!

너무나 맛났다. 마지막 입가심으로 경숙이가 담아온 매실 장아찌 한 입!

친구의 사랑이 느껴져 더 새콤달콤한 맛!

주산지를 향해 출발!

차창으로 보이는 풍경마다 가을이 한창 익어간다.

동양화를 보듯 고요와 평화로움이 잔잔한 행복이 되어 흐른다.

드디어 주산지 입구! 15분 남짓 오솔길 올라가니 와! 뭐 이런 비경이!

태곳적 신비 안고 왕버들 들어앉은 호수! 병풍처럼 둘러싼 산 속에 오롯이 숨어 있는 주산지!

온갖 단풍이 흐드러지게 물든 산들!

맑은 호수는 어느새 하늘도 품고 산도 품는다.

너무 아름다워 가슴이 먹먹해지고 눈물이 난다.

 1720년 경종 원년에 착공하여 1년 만에 준공한 이후 아무리 가물어도 물이 마르는 날이 없었다는 주산지!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한 빼어난 자태를 가슴에 담고 눈에 담는다!

! 말이 모자라 아름다움을 표할 수 없는 안타까움!

서둘러 내려와 4시는 다되어 주왕산에 도착! 비가 조금 멈춰 해까지 나던 날씨가 입구에 들어서니 갑자기 폭우가 되어 억수로 퍼붓기 시작한다.

비에 씻겨 선명함이 환상적이고 더 아름다웠던 단풍! 도저히 우리가 오르기를 거부하는 주왕산! 바람이 부니 꽃비 되어 나는 낙엽의 군무! 처연한 서러움! 어둠까지 휩싸니 기괴한 아름다움이 숨이 막힌다.

그냥 빗속에 나도 나무가 되고 싶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흠뻑 젖은 단벌옷도 괘념치 않고 경숙이가 극구 추천하는 달기 약수 닭백숙 먹으러 택시 불러 타고 빗속을 뚫고 GO, GO!

닭살을 곱게 발라 약간 칼칼한 양념에 착착 짓이겨 만든 떡 갈비! 처음 먹어보는 환상적인 맛! 녹두를 넣어 끓인 닭백숙도 일품이었다.

빗속을 뚫고 달려온 보람이 있었네.

피곤을 풀 겸 약수로 유명하다는 솔기 온천!

매끈한 온천수가 따끈한 온천물이 너무나 기분이 좋다.

깨 벗은 친구들과의 허물없는 정겨움도 행복하게 한다.

드디어 하루 일정을 마치고 코리아나 호텔에 여장을 푼다.

지은 지 얼마 안 돼 페인트 냄새가 아직 가시지 않은 제법 아늑한 잠자리!

잠깐 모여 한 잔의 맥주로 갈한 목축이고 그렇게 떠들어도 못 다한 이야기 쉬지 않고 재잘재잘. 은미의 자작시 낭송도 들으며

우리의 행복한 밤은 깊어 간다.

다음날 외씨버선 걷는 길! 덕천 마을 청송 심씨 본가에 들려 옛 고택을 둘러보고 전통 한옥의 아름다움에 취해본다.

디딜방아가 정겹게 뒷마당을 지키고 품격과 기품이 있는 단아함이 넘친다.

고택을 지나 청송 외씨 버선길 트레킹!

4시간 정도 소박하지만 여유롭고 풍요로운 들길을 걸으며 시냇물 흐르는 징검다리도 건너고 온통 빨갛게 익어 지천인 사과 밭도 지나고 바람에 은물결 지는 갈대밭도 지났다. 산길을 통과해 누렇게 익은 벼가 고개 숙인 들판도 지나고 벌써 추수가 끝나 공룡알 하나씩 놓여 있는 허허로운 빈 들판도 지나며 우리는 목청껏 아는 노래는 다 부르며 너무나 행복한 정겨운 시골길을 걸었다

너무 아름답고 너무 정겹고 너무 행복했다. 날씨까지 한몫 거들고 허물없는 친구가 함께해서 더 이상은 좋을 수 없는

여행이었다.

돌아오는 길에 들른 제비원 솔씨 공원! 머리만 조각해 자연석에 얹은 제비원 미룩불의 인자한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봉화 역에 도착하여 돌아오는 기차 안! 좀은 피곤했지만 넘치도록 행복한 여행이었다.

반줄씩 나눠먹은 김밥! 특별히 반 줄 김밥을 서운해 하는 은미만 온통 한 줄!

반쪽씩 나눠 먹은 찐빵!

그래도 홍시감은 한 개 씩!

920분 서울역 도착! 꽉 짜여진 일정 12일 주왕산 여행! 너무나 즐겁고 행복했던 여행 여기서 마무리 한다.

미경이가 즐거워해서 더 없이 좋았다.

얘들아! 서로가 있어 행복하다. 아직도 함께 해야 할 아름다운 추억들이 많음에 감사한다.

모두 건강하거라.

두 다리 튼튼히 지키며 잘 관리 하거라.

또 함께 할 행복한 설레임을 꿈꾸며!

 

2012.1023일 은미가 정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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