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자작시
동그라미 / 조 은 미 새벽녘 골목길낡은 리어카 위에 박스가 쌓인다허리가 땅에 닿을 듯할머니는 던져주고할아버지는 두 다리를 파르르 떨며종이 탑을 세워놓고 탑돌이 하고 있다 어찌 도는 것이 노부부뿐이랴인생도 돌고 돈도 돌고명예도 권세도내가 버린 쓰레기도내가 버린 물도내가 버린 양심도돌고 도네.
동그라미 / 조 은 미
새벽녘 골목길
낡은 리어카 위에 박스가 쌓인다
허리가 땅에 닿을 듯
할머니는 던져주고
할아버지는 두 다리를 파르르 떨며
종이 탑을 세워놓고
탑돌이 하고 있다
어찌 도는 것이 노부부뿐이랴
인생도 돌고 돈도 돌고
명예도 권세도
내가 버린 쓰레기도
내가 버린 물도
내가 버린 양심도
돌고 도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