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엄마 생신

조은미시인 2013. 9. 5. 07:53

 

 

 

 

 

 

 

 

 

 

 

 

 

 

 

 

 

 

음력 칠월 그믐! 올해 85세인 친정 어머니 여든 네번째 생신이다.

무남 독녀 외딸이라 이런 날은 좀 쓸쓸하기도 하다.

아이들도 평일이라 시간 내기도 어렵고 집에서 많지도 않은 식구 먹자고

생신상 차리기도 번거로와 우리 부부만 조촐하게 모시고 나가 바람이라도 쐬면서

점심 대접이나 할려고 마음 먹고 있었는데

외숙모께서  올해는 엄마 생신상을 손수 차려주시고 싶으시다고  

딸래미 효도하려는데 가로채는 것 아닌가 염려하시며 조심스럽게 내 의견을 물으신다.

 

음식을 준비하여 집으로 오시겠다는 걸 오시는 수고라도 덜어드리려 우리가 댁으로

찾아 뵙는다고 말씀드리고 케잌과 과일 한 상자 사들고 황송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찾아 뵙는다.

언제 그렇게 준비하셨는지....!

고기 못 잡수시는 친정 어머니를 위해 갖은 나물과 야채로만 손에 꼽기도 어렵게 여러가지

음식들을 상이 그득하게 채려 놓으셨다

코끝이 짱한 감동으로 목이 메인다.

어쩜 그리도 사랑이 많으신지!

지난번  외숙모 생신 때 친정어머니가 몰래 놓고 온 봉투가 맘에 걸려 그냥 못 넘어 가시고

또 그 갚음을 넘치게 하신다.

 

조촐한 식구가 모여 축하하는 자리지만 마음은 더 없이 행복하고 따뜻한 감동으로 여울진다.

가끔 기억력이 깜빡깜빡 하시지만  언제 사들고 오셨는지 과자 봉지에 몰래 넣어 들고 오신 

봉투를 외숙모가 발견하시고 서로 그런법이 어디 있느냐고 도로 가져가시라느리 아니라느니

한참 몇번씩 봉투가 오고 가는 실갱이 끝에 안받으면 서운하다고 화까지 내시는  친정 어머니도

더는 어쩌지 못하시고 옆에서들 마음으로 채려주시는건 감사히 받으시라고 하는 만류에 

하는 수없이  아버지께서 대신 봉투를 집어넣으시는 걸로 정다운 싸움은 끝이 난다.

매번 만날 때마다 되풀이 되는 익숙한 광경이지만 늘 코끝이 찡해지는 감동이 인다.

 

평생을 베푸는걸 행복으로 아시고  기쁨으로 즐겨 하시는 외숙모!

늘 넘치게 받는 사랑 어떻게 감사드려야 될지!

풍성히 넘치는 주님의 향기에 정말 예수님을 모시고 사는 삶은 이렇게

구별되고 달라야하는 것 아닐까 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외삼촌, 외숙모! 너무 고맙고 감사합니다.

좁은 골목길 끝까지 따라나오시며 배웅하시는 두분을 뒤로 하고 돌아 오는

가슴이 따뜻하고 푸근하다.

서로 사랑한다는건 이런 것 아닐까?

새삼 가족의 사랑과 소중함이 가슴 절절 고맙고 감사하게 느껴진다.

 

엄마! 생신 축하드립니다.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우리 곁을 지켜 주셔서 감사해요.

늘 그렇게 계셔주세요. 사랑하고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