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자작시

해후

조은미시인 2016. 9. 28. 21:22

 

해후 1

조 은 미

 

아스라한 기억 너머 고향집 실개천

발장구에 아롱지던 메기의 추억

단절된 시간의 껍질 언저리 너머

여전히 그 자리에 그렇게 서 있는

맥문동 꽃너울 보랏빛 해일이 인다

 

 

해후 2

조 은 미

 

흰 향기 실안개로 피어 나던 봄 날

꽃진 자리 아련한 추억만 남아

까닭 모를 허탈함 속마저 헤집는지

아침 마다 꼭지 마른 잎이 지누나

가슴 앓이 끝나는 날

봄이 다시 오련만

 

해후 3

조 은 미

 

배추 흰 속대 숙주나물

팽이버섯 저민 쇠고기

끓어오르고

 

항아리보다 깊은 장맛의

소용돌이

 

뽀글뽀글 따사로운 수다

냄비 속에 익어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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