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후 1
조 은 미
아스라한 기억 너머 고향집 실개천
발장구에 아롱지던 메기의 추억
단절된 시간의 껍질 언저리 너머
여전히 그 자리에 그렇게 서 있는
맥문동 꽃너울 보랏빛 해일이 인다
해후 2
조 은 미
흰 향기 실안개로 피어 나던 봄 날
꽃진 자리 아련한 추억만 남아
까닭 모를 허탈함 속마저 헤집는지
아침 마다 꼭지 마른 잎이 지누나
가슴 앓이 끝나는 날
봄이 다시 오련만
해후 3
조 은 미
배추 흰 속대 숙주나물
팽이버섯 저민 쇠고기
끓어오르고
항아리보다 깊은 장맛의
소용돌이
뽀글뽀글 따사로운 수다
냄비 속에 익어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