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 / 조 은 미
참기름에 조물조물 나물 무치고
맛깔스런 갈비찜
하얀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빨간 새우
샐러드 상큼한 향기에 목이 길어지는
멀리 출장 갔던 아들 돌아오는 날
늦장 대는 시곗바늘 자주 주는 눈총에
더 더디 멈춰서는 발자국 소리
마음이 먼저 내닫는다
온 가족 둘러앉아 이야기꽃이 피고
엄마, 갈비 솜씨가 달인이네
아들 칭찬 한마디에
피곤함이 사르르 녹는다
둥지 떠난 아이에게
어느새 내려덮은 중년의 그림자
시린 가슴 행여 들킬까 봐
빈 웃음 허허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