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짝사랑

조은미시인 2012. 11. 7. 23:15

 

 

 

 

짝사랑 / 조 은 미

 

 

 

참기름에 조물조물 나물 무치고

맛깔스런 갈비찜

하얀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빨간 새우

샐러드 상큼한 향기에 목이 길어지는

멀리 출장 갔던 아들 돌아오는 날

 

늦장 대는 시곗바늘 자주 주는 눈총에

더 더디 멈춰서는 발자국 소리

마음이 먼저 내닫는다

 

온 가족 둘러앉아 이야기꽃이 피고

엄마, 갈비 솜씨가 달인이네

아들 칭찬 한마디에

피곤함이 사르르 녹는다

 

둥지 떠난 아이에게

어느새 내려덮은 중년의 그림자

시린 가슴 행여 들킬까 봐

빈 웃음 허허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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