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비 내리는 주왕산

조은미시인 2012. 11. 7. 23:50

 

 

 

비 내리는 주왕산* / 조 은 미

 

      

더는 붉을 수 없어

더는 노랄 수 없어

참을 수 없어 토해내는 빗소리

핏빛 서러움이 뚝뚝 돋는다

 

빛 잃은 하늘

그 처연함이 안타까워

더는 가까이 가지 못하고

바라보고만 서 있다

 

골을 훑고 지나는 바람에

생살 떨구는 나무들

 

차마 떨쳐버리지 못하고

돌아보고 또 돌아보고

빗속에 젖어 움직이지 않는 여인은

가을 나무가 된다.

 

 

*경북 청송군 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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