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자작시

커피 한 잔의 무게

조은미시인 2017. 6. 21. 15:37

 

커피 한 잔의 무게

조 은 미

 

오랜만에 시골에 다녀오면 여기저기 손을 기다리는 일이 많아 힘에 넘치게 일을 하게 되어 몸이 솜처럼 피곤해진다.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지만 돌아오는 고속도로의 중간쯤 오면 야속할정도로 내려덮는 잠을 참느라 초인적인 노력을

하게된다.

집 어귀의 익숙한 골목에 들어서면 비로서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온다.

주차장에 막 차를 대는 순간 건너편 긴고랑 카페 주인장의 냉커피를 든 손이 먼저 차창으로 내닫는다.

엊그제 열무부침개를 나누면서 커피 한잔 하고 가라는걸 외상 달아놓는다 농담처럼 던지고 나왔더니 어느새 내 차 들어오는 걸 보고 냉커피를 타들고 주차장까지 일부러 따라와 전해주는 그 따뜻함에 그만 울컥 눈물이 날만큼 감동한다.

커피가 제일 그리운 찰나에 냉커피 한잔의 사랑의 무게를 뭘로 잴 수 있을까!

각박한 세상에 이렇듯 따스한 이웃의 정을 만나는 것만큼 행복하고 푸근한 일이 또 있을까!

첫 수확으로 3개 따온 오이를 하나 꺼내어 내민다.

커피 한잔이 커피가 아니듯 오이 한개를 오이로만 받지 않는 그 마음이 감사하다.

주변에 늘 사람다운 사람을 만나는 기쁨!

내 주변에 그런 천사들로 채워주시는 그분께 진정 감사함을 드리며 차거운 냉커피 한 모금이 타고내리는 시원함에 감사와 행복에 젖는 오후!

아직 세상은 살아볼만큼 소중하고 가치가 있는 곳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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