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하는 날
이웃들은 벌써 김장 한지가 언제인데 엄두가 않나 손을 못대고 아직 밭에 나뒹구는 배추,무우를 오늘은 뽑아 김장을 해보려 마음 먹고 부지런히 서두른다.
김장이라고 미쳐 자라지도 못해 봄동 수준인 배추 열댓 포기와 스무개 남짓한 손바닥만한 무우가 전부인데 이걸 엄두를 못내고 있으니 지나는 개가 다 웃을 일이다.
작으나 크나 밭에서 뽑아 다듬고 절이고 양념해 넣느라 하루 점도록 애쓰다보니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다.
통북어 다시마 무우 썰어넣고 푹 고운 육수에 멸치 액젓, 새우젖, 까나리액젓 섞어 고추가루 풀고 마늘 생강 다데기 만들어 육수에 섞고 단감과 사과도 갈아넣고 버무리니 제법 맛이 그럴듯하다.포기로도 못 담고 버물버물 무우도 썩뚝 썩뚝 썰어 배추와 함께 버무리는 막김치 수준이지만 내가 농시지은 걸로 담은 김치가 볼 수록 대견하다
이제 나머지 일은 하나님 하실일
맛있게 익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항아리에 다독여 넣으니 왜 이리 든든한 마음이 드는지!
더 많았더라면 어쩔번 했을까!
내 주제를 누구 보다 잘 아시는 주님 배추농사가 요정도로 내힘에 맞게 딱 고만큼만 되게 해주심도 은혜로 알고 감사합니다.
늘 제일 적당한 것으로 채워주시는 하나님 당신의 은혜에 자족하며 감사를 드립니다.
하나님 김치도 맛나게 익게 해주실꺼죠?
남들 지레 김치 하는 수준을 김장이라고 했다고 대견해하는 내가
스스로 생각해도 웃음이 나지만 오늘은 한 번 지나면 다시 오지않는 소중한 내 삶이기에
언제나 이렇게 자족하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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