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자작시

빈 항아리

조은미시인 2020. 3. 4. 08:36

 

빈 항아리

조 은 미

 

나는 누구일까?

 

소금 항아리

간장 항아리

된장 항아리

내 이름 앞에 따라 붙는 이름들

 

가진 것 비워내고

비로소 내가 되어

소나무 밑 파란 하늘 이고

허기진 배 내민체

맑은 물로 속을 헹구고 있다

 

포로롱

참새 두 마리

항아리 가에 내려앉아

쉬어가고

 

빈 가슴엔 소나무도

들어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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