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
조 은 미
그와 나 사이
마음만 달려가는
닿을 수 없는 거리
밀쳐내도 자라는
그리움의 뿔
떨쳐내려 흔들어 댈 수록
뿔에 받힌 가슴은 얼얼하다
아린 속 삭히려 겨울바다 앞에 선다
하늘이 바다인지
바다가 하늘인지
하나가 된 둥근 우주
삼킬 듯 달려드는 파도
철썩 가슴에 부딪친다
뿌리가 뽑힌 뿔
저만큼 파도에 쓸려간다
그리움 뽑혀 나간 자리
알알이 부서지는 하얀 포말
달빛 차는 백사장에
찬바람 맞으며
파란 불꽃 하나 쏘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