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자작시

조은미시인 2020. 3. 24. 07:10

 

조 은 미

 

아직은

때가 이니야

 

물오른 생기

따사로운 봄기운

참다 참다 그예 더는 못참고

터져나온 산수유 꽃망울

 

자유가 이런 거구나

심호흡 하며 하늘을 마신다

봄의 나팔수

봄이라고

모두 눈뜨라고

 

귀 기울이던 개나리

제일 먼저 뛰어나오고

진달래 졸이던 가슴 쓸어내리며

안도의 한숨 몰아쉰다

 

고고한 목련

우아하게 고개 내밀더니

어느새 체면도 내던지고 헤벌어진다

 

봄 봄 봄

민들레도 제비꿏도

잠 자던 온 들판이 축제로 들썩인다

겨울 가면

봄은 정녕 오고야 마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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