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숭아 꽃 말
조 은 미
고운 님 먼길 떠나 보내고
마음의 빗장 꼭 꼭 채운다
서러움 고인 눈 빛
속울음 삼키며
아무렇지도 않은 척
시침 떼 보지만
건드리기만 하면
터질 것만 같은 울음보
누가 울보 아니랄까 봐
그러니까 나 건드리지 말라구
시작 노트
올 여름에도 내 뜨락엔 어김없이 봉숭아가 피었다.
봉숭아 앞에 서면 까닭 없는 서러움이 치민다.
모성 본능을 자극하는 애처럽고 수줍은 매무새와 처연한 꽃 빛이 명치 끝을 아리아리 헤집는다.
봉숭아 꽃말이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 라던가?
여인의 꽃 봉숭아!
그 애잔함 앞에 떠난 사랑을 생각하며 먹먹한 가슴이 된다. 가을이 가까이 다가오고 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