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수필, 단상

세상에 공짜는 없는 것을

조은미시인 2021. 9. 16. 12:32







세상에 공짜는 없는 것을
조 은 미

시골의 아침은 도시의 아침보다  잰 걸음으로 다가선다. 이웃집 장닭의 꼬끼오 신호에 맞춰 동네 수탉들이 합창하며 아침을 깨우는 소리에 어지간한 강심장 가지지 않고는 더 누워 있을 수도 없다
더운 한낮의 땡볕을  피해 선선할 때 잔디밭의 풀이라도 뽑으려고 서둘러 일어난다.

며칠 비웠다 돌아오면 어찌 그리  손이 뜬 걸 용케 알아채는지 어딘가 썰렁하고 황량한 기운이 며칠 다독이고 눈 맞추고 얼르고 달래야 배시시 풀어져 웃는 요사 덩어리 덕분에 팔목은 온통 앙탈 떠는 한삼 덩굴에 긁히고 거기에 물 것까지 가세해  몇 군데 되게 물려 여기 저기 물린 자국이 부어오르고 한 바가지 땀을 흘리는 싸움판이 끝나서야 순한 기운으로 가라앉는 뜨락을 바라보며 수고의 떡을 나누는 행복한 시간을 갖는다.

오늘 아침은 그동안 미쳐 손이 못 간 뒤란에 제멋대로 차지한 점령군들과  한 판 대첩을 벌리고 땀을 뻘뻘 흘리며  녹초가 된다. 그래도 훤해져 제 모습을  찾은 뒤란 한 켠에 승리가 남긴 전리품을 산처럼 쌓으며 뿌듯해 한다.

땀으로 범벅이 된  몸을 샤워기에 맡기며 몽글몽글 솟는 행복감!
땀 흘리고 일해본 자만이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상급이리라.
육체적인 수고에 너무 인색 떨지 말고 감당할만한 건강 주심에 감사하고 자원하는 마음으로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면 일한 이상의 기쁨을 선물로 주신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요즘 나라 빚이  1000조를 육박한다는데 우선 쓰고 보자는 국민 상생 지원금 빚잔치에 온 나라 안이 떠들석하다.
눈꼽만큼 받고 얼마나 더 큰 멍에를 지게 될런지! 당장 코앞의 진상에 눈이 어두워
나라의 근간이 흔들리는 포퓰리즘의
온갖 복지 정책에 결국 우리 발등 우리가 찍는 건 아닌지  염려스럽다.
공짜에 현혹되지 말자.
땀 흘린 댓가를 정당하게 누리는 그런 공정한 사회가 되길 기대하며 불로소득에  올라타  상투까지 잡히는 어리석음에 코가 꿰지 않도록 국민들의 현명한  판단이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때임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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