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수필, 단상

행복한 노후를 위한 노력

조은미시인 2021. 9. 30. 05:04




행복한 노후를 위한 노력
조 은 미

아침부터 비가 수월찮게 내린다.
서울 가는 날이라 부지런히 서두른다
머물렀다 떠나는 자리 정리 하는 데도
한참 시간이 걸린다.
갈수록 몸이 굼떠지는게 마음같이 팔딱거려지지를 않는다

요즘 야채값도 비싼데 한 지붕 식구들과
상추 나눔이라도 하려고 우비를 쓰고 서둘러 상추를 뜯어 봉지봉지 나눠 담는다.
냉장고의  남은 음식 쌀 것 싸고 이방 저방 쓰레기통과 화장실 쓰레기통까지 비우고서야 대충 정리가 끝난다.
양쪽 집 오가며 짐 싸들고 왔다 갔다 하는 게 점점 버거운 생각이 든다.

차 타고 나서면 누구 만날 일도 없지만 시골 아낙 차림의 허름한 일복을 벗고 외출복으로 갈아 입으니 여행이라도 떠나는 것처럼 산뜻한 기분이 된다.
힘들다는 생각을 뒷전으로 밀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엎 시키며 셀카도 한컷 찍는다.
깨끗이 정리된 집안을 보니 마음도 상쾌하다.
집안의 쓰레기를 비우듯 늘 마음도 그리 깨끗이 비우고 살아가야 하리라.

문 단속을 하고 집을 나선다.
빗속을 달리며 아름다운 선율에 몸을 맡기고 우중의 낭만을 즐긴다.
아직 운전을 할 수 있는 건강 주심이  얼마나 감사한지!
혼자라는 것이 가끔 외로울 때도  있지만 혼자이기에 누리는 자유와 여유가 더 없이 고맙고  행복하기도 하다.

요즘은 수명이 길어져 노년엔 누구나 혼자가 되는 준비와 연습이 필요하다.
외로움을 느끼지 않고 혼자서도 행복하게지내려면 혼자 노는 것에 익숙해지고  뭐든 혼자 한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새로운 것을 두려워 하지 않고 열심히 배워  시대에 뒤쳐지지 않는  신세대로 자신을 엎그레이드 시키며 사는 것이 노년을 행복하게 사는 비결이다. 스마트 폰의 새로운  기능도  익히고 Sns에  자신을 표현하는 것에도 적극적으로 활동하면서 젊은이들과의  대화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자신을 가꾸어갈 일이다.

노인입네 하고 자꾸 뒷전으로 물러나 의기 소침 하지 말고  당당하게 내 자리에 서서 누릴 수 있는 만큼 누리고 즐기는 것이
최선이다. 혼자일수록 긍정적인 멘탈과 자기주도적인 삶의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아직 부슬부슬 비가 내린다.
이런 날은 007  영화라도 한편 보러 가야겠다.
집에 파킹하고 대충 정리한 다음 " 007 노 타임 투 다이" 상영관에서 손에 땀을 쥐며 영화에 몰입한다.
액션, 스릴, 휴머니티, 사랑, 정의의 화신인 007 제임스 본드 원조 숀 코너리를 떠올리며 디니엘 크레이그의 매력에 흠뻑 빠져 행복한 저녁 시간을 보낸다.
저녁은 간단히 따끈한 옥수수 2개로 해결한다.
살아 있음이 행복한 순간.
모쪼록 건강에 유의하고 스스로 행복을 찾아 즐기는 시간을 투지하는데 인색하지 말자.
혼자이기에 누릴 수 있는 온전한 자유를 감사하면서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돌아오는 발걸음이 가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