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빨간 변조 은 미 며칠 온 눈으로 발이 묶였다. 이틀 꼼짝도 안하고 두문 불출했다. 마당에 발자국 하나 찍히지 않은 적막 속에 제대로 설경을 즐길 여유를 갖는다. 눈을 치워야지 하는 조바심을 내려놓으니 설국의 평화가 찾아온다. 어제부터 날씨가 픅하더니 쌓였던 눈이 녹기 시작한다. 오늘은 마당의 눈이 거의 녹았다. 오! 누구라서 햇님만큼 깔끔하게 눈을 치울 수 있으랴. 유리알 처럼 맑은 하늘, 눈부신 햇살, 이마에 땀이라도 송글송글 맺힐 것 같은 따사로움, 이런 날 집에 머무는 건 용서할수 없는 게으름이다. 웅크렸던 몸에 날개가 솟는다. 마침 절친이 생일 선물로 보내준 스타벅스 커피를 나눌 벗을 찜해 번팅으로 불러낸다.무시로 부르면 달려올 벗이 있다는 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