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그래도 감사하며

조은미시인 2019. 4. 11. 03:50

 

 

그래도 감사하며

조 은 미

 

워커를 끌고 살살 화장실 정도는 다니시던 아버지께서 요양원 가신지 일주일 만에 다리를 일어서지도 못 하시고 와상 상태로 누우셨다는 전화에 연세가 많으셔서 오는 당연한 노쇠현상만은 아닌 것 같아 진단이라도 정확히 받아보는게 좋겠다 싶어 보훈병원 응급실로 모시기로 결정하고 혹시 입원에 대비해 집안 단도리도 하고 몇가지 급한일 처리하고 일산으로 향한다.

 

마음이 급해서 그런지 몇번 다니던 길인데 잠깐 잘못 들어서 네비가 돌리는대로 한참을 헤메다 도착 .

다리도 움직이지 못 하시는 분을 가까스로 차에 모시고 다시 서울로 향한다.

 

얼마쯤 오다 보청기 한쪽이 없다시며 난감해 하신다.

순간 열이 오른다.

한쪽에 300만원 가까이 하는 보청기를 !

차를 세우고 한참을 찾다 다행히 차 바닥에서 찾아들고 가슴을 쓸어내린다.

그래도 도중에 빈 집으로 성화를 대던 4층 전세를 계약하겠다는 부동산 연락을 받고 아버지 모시고 가는 선물인 것 같아 좋으신 하나님 감사가 절로 나온다.

 

거의 다 왔나 싶었는데 차선을 바꾸며 웃읍지 않게 간단한 접촉 사고에 정신이 번쩍든다.

다친 사람 없고 경미한 사고라 얼마나 다행이고 감사한지!

보험 처리 하느라 한참을 지체 하고서야 응급실에 도착

다행히 응급실이 붐비지 않아 검사도 일찍 끝나고 내일 아침 허리 mri 를 위해 응급실에서 하룻밤을 지낸다

 

하루 종일 고단 하셨는지 아버지께서 곧 잠드시는 걸 보고 널널하게 빈 의자에 침낭을 펴니 그런대로 잠잘 만큼은 편안하다.

의술도 좋다는데 제발 검사에서 원인이 밝혀져 치료가 되시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숨가뻤던 하루 어려움가운데서도 용케 아슬 아슬 피하며 하루를 지나게 해주시고 선물 까지 덤으로 주시는 하나님 !

당신만이 제 힘이시고 구원이심을 고백합니다.

 

고마우신 하나님!

아버지 때문에 힘들어 순간 짜증이 났던 마음 용서해주소서.

자식이었으연 그깟 하루에 이런 마음이 들었을까?

곤히 주무시는 아버지 얼굴을 내려다 보며 참 죄송한 마음이 든다.

힘든다는 마음 들지 않고 기쁨으로 감내하게 하시고 최선을 다해 잘 모실 수 있게 도우소서.

고단한 몸을 침낭에 누이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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