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꼬마 청소기

조은미시인 2019. 6. 6. 11:05

 

꼬마 청소기

조 은 미

 

고렇게 귀염성스런 모습을 해가지고 어째 주인 마음을 못잡고 소박뎅이로 내쳐저 풍물시장 좌판에 까지 나앉았는지

원래 인물이 좋으면 꼬라지 부리고 인물값 하는데 넌 그래도 그 정도는 아니길래 예까지 왔겠지?

아주 망무가네로 말 않들으면 진작

쓰레기통으로 들어갔을텐데

본시 인연이란 뜻하지 않게도 오긴 하더라.

널 만나기 전엔 별 생각이 없었는데

보는 순간 네가 내게 필요한 인연인 걸 한눈에 알아봤지

나이드니 왠 머리카락이 그리 자꾸 빠지는지

멋대가리 없이 키 크고 무겁기만 멀대같은 녀석 한번씩 돌리려면 얼마나 주체 스러운지

너 잘 만났다

한손에 쥐어지니 좋고

앉은자리에서 팔만 뻗어도 주변이 깨끗해지니 딱 안성맞춤 내 스타일이구나. 사람 사는 것 별거겠니?

서로 마음 알아주고 다독여주고 사랑주고 행복하면 되는거지 .

출신 성분 따져 어깨 거들먹거리면 뭐하겠냐!

5천원 좀 폼않나는 몸값이지만 그래도 네 친정은 알이주는 삼성 가문 이더라.

ㅎㅎ

내 옆에 있어 귀한 인연에 서로 감사하며 살자.

너 만나 정말 반갑고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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