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평안 안에 거함을 감사하며
조 은 미
주일이라 모처럼 가족이 다 모여 아버지 병실을 찾는다.
다라야 아들 내외, 딸내외, 외손녀까지 일곱 밖에 않되는 단촐하기 짝이 없는 식구지만 아들이 멀리 사는 터라 이리 한 자리 모이기도 오랜만인 것 같다.
간호사님이 아버지 병상에 놓을 가족 사진을 찍어 주신다.
아버지 건강 하실 때 가족 사진 한장 맘 먹고 찍어두지 못 한 것이 후회가 된다.
아버진 늘 평정을 유지하고 계시지만 며칠 전 보다 더 기력이 쇠하시고 기억력이 없으시다.
그리 좋아하는 손주 이름도 기억을 못 해내시고 가물 거리신다.
꺼져가는 등불 처럼 이제 심지에 기름이 마지막 바닥이 보이는 것 같다.
아버지 꿈에 누가 찾아와서 케익을 들고 왔는데 아무리 먹으려해도 손이 안 움직여 애를 쓰다 깻다며 쓸쓸히 웃으신다.
얼마나 힘이 드시면 꿈까지 현실의 연장선에서 머무실까?
온 몸이 마비되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정신으로 육체를 지탱하는 고통이 얼마나 견디기 어려운 고문이실까!
찌르르 아픔이 한 줄기 가슴을 에인다.
그래도 여전히 얼굴은 평안하시다.
병상에서도 믿음의 승리를 몸소 보여주시는 아버지!
평강이란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는 상태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라도 고요할 수 있는 마음이라던 글을 읽은 기억이 있다.
온 가족이 아버지의 평안을 위해 함께 기도한다
우리는 잠깐 왔다 가지만 하나님의 위로하심과 평강이 아버지 병상에 임재하시길 간구한다.
편안하게 잠이 드는 모습을 보고 병실을 나온다.
저에게 좋은 부모님을 허락하신 축복에 감사합니다.
어떤 상황에도 하나님 당신이 계셔서 일어설 수 있습니다.
물 붓듯 부어주시는 평안을 감사합니다.
날마다 감사하며 살아가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