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수필, 단상

소소한 행복

조은미시인 2019. 12. 4. 08:13

 

 

소소한 행복

조 은 미

 

셀리의 법칙이 적용되는 하루

오늘의 소소한 행복들을 나래비 세우며 감사한 하루를 접는다.

 

첫눈이 온다고 우정 밖에 나가 차창에 쌓인 눈 위에 손가락 글씨로 쓴 인증샷을 카톡으로 보내주는 벗

첫눈 오는 아침 나를 기억해주는 따사로운 마음에 고맙고 행복해진다.

 

점심엔 오랜만에 인사동에서 허물없는 벗들을 만난다.

똑 같은 버건디 빛의 목도리를 회비로 사서 나눠 걸치고 서로의 어깨에 내려앉은 화사함을 바라보고 행복해하며 깔깔거린다.

내친김에 통큰 친구가 예쁜 나염의 기모바지 하니씩을 쏜다.

집에 와 입어보니 친구의 마음 처럼 참 따뜻하고 편안하다.

 

살림 솜씨 있는 야물고 정이 많은 또 다른 친구가 늘 바쁘게 돌아디니며 혼자 손에 아침 거르고 다니지 말라고 일부러 맘먹고 만든 누룽지 한봉지를 내민다.

사랑을 오래 눌려 압축시킨 구수한 맛을 물에 불려 풀어가며 오래오래 음미해야겠다.

 

생각할 수록 참 고마운 벗들

계산되지 않은 사랑은 늘 나를 감동하게 한다.

살아온 날들 보다 남은 날이 더 짧아서인지 친구들이 눈물이 날 만큼 더 소중하게 마음에 닥아선다.

 

바쁜 일정 속에 저녁엔 연주 동호회 정기 월례 모임에 참석하여 곧 있을 연주회에 대비하여 열심히 하모니카 연습을 한다.

연세가 많으신데도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게 살아가시는 분들과의 동행은 늘 생기롭고 즐거운 일이다.

 

집에 오니 이모님이 손수 길러 맛깔나게 담은 배추김치와 총각김치, 들기름이 담긴 택배 상자가 먼저 와 나를 기다린다.

허리도 않좋으신데 늘 이리 챙겨보내시는 이모냄 생각에 코끝이 시큰 거린다.

 

서로 정을 나누고 사랑하면서 살아가는 것 만큼 따사롭고 살맛나게 하는 일이 또 있을까?

감사와 사랑으로 터질듯한 행복한 포만감이 나를 휘감는다.

 

하나님 이렇게 사랑의 장막으로 보호하심을 감사합니다.

늘 그렇듯이 오늘도 서로 있음에 감사하며 따사로운 하루를 지나온 시간들 위에 포갠다.

 

마지막 하나님 앞에 섰을 때 내가 내미는 성적표가 사랑과 감사로 넘치는 그래서 하나님도 미소지으시며 참 잘 했다 칭찬하시는 날들이 되면 좋겠다.

주변의 것들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며 살아가고 싶다.

아 산다는건 이리 이름다운 일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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