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수필, 단상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

조은미시인 2022. 5. 14. 07:06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
조 은 미

아침나절 친구와 친구 동생들이
과일이며 케익, 고기, 쌈채소등 한 보따리 싸들고 다녀갔다.
그냥 오라고 몇 번 일렀어도 주언부언
많이도 싸들고 와 부담을 안주려는 예쁜 마음들이 고맙다.
망초순, 참나물, 만들레 등 나물 몇 가지와 가져온 반찬들로 풍성한 식탁이 된다.
모두들 맛나게 먹으며 행복해한다.
공감식탁!
밥 한 끼 나누는 게 이리도 관계를 가까이 묶어준다.
처음 보는 사이지만 내 동생들처럼 무람하게 금새 친해져 푸근하고 유쾌한 시간을 가졌다.
자매들이 그리 다정하게 지내는 걸 보니 보기만해도 가슴이 따뜻해지고 부럽기까지 하다.
들판에 지천으로 널려있는 망초순을 따며 즐거워한다.
시골 살면서 주변의 지인들에게도 함께 누릴 수 있는 작은 언덕이 된다는 것이 내게도 큰 기쁨이 된다.
사랑을 나누며 사는 것은 삶을 풍요롭게 하는 축복이다.
덕분에 함께 행복했던 시간 !
아쉬운 마음으로 배웅한다.

저녁 때는 외사촌들과 외숙모님께서 오셨다.
몇 년을 외삼촌 병수발 하시느라 바깥 나들이라고는 못하시다 외삼촌 보내시고 이제서야 자유의 몸이 되셔서
모처럼 다니러 오셨다.
얼마나 반가운지!
이틀 밤 묵어간다면서 이사라도 오는 사람들처럼 쌀까지도 챙겨와 나를 아예 부엌에서 밀어내고 저희들이 알아서 한상 그득 저녁상을 차려낸다.
핏줄이 주는 끈끈함과 편안함.
참 오래 주려왔던 정서에 콧잔등이 시큰해진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 했던가?
제일 가까운 친정붙이 이기에 참으로 소중하게 느껴진다.
늘 외갓집에서 외사촌들과 함께 자라서 친 자매처럼 심리적으로 가깝게 여겨진다
저녁 먹은 후는 찜질방에 둘러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운다.
어린 시절 외갓댁에서 자라던 추억담들에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르고 정담이 이어진다.
늘 재미난 옛이야기를 구수하게 들려주시던 외할머니! 오늘 따라 사모치게 보고 싶어진다.
아마 내가 이만큼 글줄이라도 쓰는 것은 외할머니 유전자가 아닐까 싶다.

모두들 아침마다 보내는 내 글을 기다리고 외숙모는 눈뜨시면 제일 먼저 내 글 읽는 재미로 사신단다
86세나 되시는 찐팬의 칭찬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카톡을 못하셔서 이종 사촌들이 읽어주는 글을 기다리며 늘 궁금해하신다는 이모도 카톡을 개설했으니 본인한테로 직접 보내달라고 알려오셨다.
모처럼 글 쓰는 보람을 느낀다.
내 가장 사랑하는 피붙이들에게서 받는 격려는 무엇보다 큰 힘이 된다.
더 열심히 글을 써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개구리 소리가 더없이 정겹게 들리는 밤!
사랑하며 산다는 것은 참 으로 생기로운 일이다.
행복했던 하루! 오늘도 감사함으로 손을 모은다.

'자작 수필,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뱁세로 사는 행복  (0) 2022.05.17
고항, 그 정겨움의 언저리  (0) 2022.05.15
사랑의 기적  (0) 2022.05.13
절어지는 샘물  (0) 2022.05.12
현재를 누릴 줄 아는 지혜  (0) 2022.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