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은 미
지난 한 주간 내 주제도 모르고 뱁새가 가랑이 찢어지도록 하루도 삐줌한 날이 없이 각종 모임에 서울집, 시골집 번갈아 가며 손님 맞이에 바쁜 시간이었다.
행복해서 즐거운 시간이었지만
몸과 마음이 따로 놀아 신체 나이가 마음의 나이를 안따라 주는지 오륵쪽 엉치에서 다리 아랫쪽까지 심상찮은 기운이 느껴진다.
평소 같으면 5시면 벌떡 깨어 새벽 예배도 보고 글도 쓰고 가볍게 움직이는데 9시가 넘도록 일어나지지가 않는다. 빠질 계제가 아닌 중요한 약속이 있어 억지로 일어나 나갈 준비를 서두른다.
반가운 얼굴들을 만나 맛난 점심도 먹고 한식집 대청에서 한가롭게 전통차도 마시고 정담을 즐기다 일어서려는데 도무지 한걸음도 떼지 못할 만큼 엉치와 다리가 성기고 아파 간신히 부축을 받고서야 걸음을 걷는다.
급하게 택시를 타고 동네서 그래도 잘 한다고 이름난 정형외과에서 X ray와 mri를 찍었다. 협착이 심하고 4.5번 디스크가 파열돠었다는 진단을 받았다.
9년 전부터 척추 협착이라는 진단을 받긴했지만 크게 사단이 안나 그럭저럭 무탈하게 지내왔는데 이제 들고 일어날 나이가 되었나 보다. 일단 신경주사를 맞고 일주일 절대 안정하면서 관찰한 후 다시 보자 하신다. 차도가 없으면 수술해야한다는 심란한 소리를 듣고 신경주사를 맞고 약 처방을 받고 돌아온다.
이대로 수술까지 진행될까 봐 저으기 걱정이 되었다.
중보기도 방에 급히 기도를 부탁했다. 모두 기도하신다는 사랑의 문자를 받는다. 얼마나 감사하던지.
아침에 일어나니 거짓말 처럼 걷기가 수월하다.
아무 것도 의지할 데 없고 막막할 때 중보 기도는 내가 기댈 수 있는 유일한 힘이고 소망이다.
주님 사랑을 다시 한번 획증 하시는 계획된 시나리오에 감사한다.
너무 몸을 바쁘게 굴리는 내게 우선 멈춤의 경고등을
켜주신 주밀하신 사랑에 감사한다.
2번이나 척추 수술하시고 고생하시다 끝내는 하반신 마비로 병상에서 3년 동안 꼼짝 못하시다
하늘 나라로 가신 아버지가 오버랩 되며 대물림 하는 불상사가 없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오 주여 다시 걸을 수 있음을 감사힙니다.
제 주제를 알고 나이에 맞게 스케쥴을 조정하는 지혜를 주소서.
점심엔 갑자기 잔치국수가 당긴다.
버스정류장 조금 더 내려가면 비빔 국수와 잔치국수를 맛나게 말아내는 집이 있는데 거기까지 걸어갈 엄두가 안나 참기로 한다.
집에 있는 식자재를 뒤져보니 스파게티 국수가 한 줌 남짓 남아있다. 뀡대신 닭이라고 스파게티를
삶아 양념 간장과 초고추장으로 간을 하고 각종 야채와 묵은 배추 김치를 썰어넣고 통깨 , 참기름 듬뿍 넣어 비빔국수로 무쳐내니 꿩 못지 않은 변신에 입이 호사한다.
때로 우리는 내가 가진 것에 감사가 부족하고 없는 것에 불평하고 헛된 욕심을 쫒기 위해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소중한 것을 보지 못하고 잡히지 않는 것을 쫓다 실망하고 좌절하며 삶을 불행하게 살아가고 있지는 앓은가?
자기 힘에 넘치는 일에 탐심으로 스스로도 힘들고 보는사람도 버거워 힘들게 하지말고 너무 숨차게 뛰지 말고 한 숨 쉬어가며 있는 것에 자족하며 늘 감사의 조건을 찾아 감사하면서 살자.
일같지도 않은 일에 그리 헉헉 거리고 힘에 부치게 쫒아다니며 바쁘게 살았던 일상을 돌아본다.
삶의 우선 순위를 정하여 낄데 끼고 빠질 때 빠져 나를 가장 나답게 하는 일에 시간을 더 분배하여 살자.
특별히 건강에 유의하고 무리하지 않게 나이를 생각해 가늠해 보고 한 눈 질끈 감는 지혜와 뱁새에 자족하는 여유를 찾으며 살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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