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수필, 단상

영혼이 살아있는 생활인을 만나는 기쁨

조은미시인 2022. 6. 13. 12:53

영혼이 살아있는 생활인을 만나는 기쁨
조 은 미

살면서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진다.
그 중 어떤 사람은 좋은 인연으로 오래 남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잊혀진 사람으로 그냥 스쳐 지나가기도 한다.
처음 만났어도 대화 가운데 가슴이 따뜻한 사람을 만나거나 건강한 정신을 가지고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진지하게 살아가는 사람을 만나면 감동이 있고 행복해진다.
대화에 진정성이 없고 마음을 열지 않아 의례적이고 피상적인 대화에 머물거나 너무 거만하고 차가워 닥아서기 어려운 사람, 거칠어서 예의가 없는 사람, 자기 중심적이고 남의 이야기를 경청하지 않는 사람, 아무 때나 끼어들어 쉴새 없이 자기 이야기만 하는 사람과는 오랜 시간 함께 하면 피곤해지고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이 없어진다.

며칠 전 퍼머를 하러 단골 미용실에 들렸다.
스탭 중에 처음 만남이었지만 오랜만에 젊은이다운 풋풋함과 청량감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사람을 만났다. 대단찮은 샴프 하나, 눈섶 정리 하나에도 최선을 다하는 성실함이 보이고 요즘 젊은이답지 않게 시를 사랑하고 나름 깊이있게 문학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있어 서로의 이야기에 깊게 공감하며 머리 만지는 사이 사이 즐거운 대화가 이어졌다.
문학을 고리타분하게 생각하고 되외시하며 찰나적이고 관능적인 외적 즐거움에만 흥미를 보이고 몰입하는 많은 젊은이들과는 대조적으로 우리 세대의 눈높이에 맞는 정주용, 윤동주, 김영랑, 노천명의 시를 좋아하는 서정이 좀은 의외로 느껴져 흥미롭기도 하고 그 진정성 있고 열정적인 태도가 대견 스럽기도 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각기 다른 세대의 모든 손님들을 어우르며 대화하는 자세가 진솔하고 진심어린 소통을 하는 모습이 편안하고 노련해서 고객들을 유쾌하게 해주는 엽엽함과 본태적인 상냥함이 있었다.
누구든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성실히 일하는 사람을 보면 참 아름답게 느껴진다. 지금까지 요즘 젊은이들에 대해 가졌던 나의 다소 부정적인 시각을 다시 고쳐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모처럼 젊은 사람과 공통된 가치관으로 대화가 통하는 즐거움을 맛보았다.

요즘 대분분의 청년들은 마마 보이가 많아 자기 삶에 대한 방향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고 그저 시류에 따라 떠밀려 가듯 대학 선택도 적당히 성적에 맞추어 부모님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고 심드렁하게 대학 생활을 보내고 졸업 후도 마땅히 취직 자리를 구하지 못해 캥거루 족이 되어 부모들의 기득권에 편승해 살아가는 젊은이가 많다.
학력은 점점 고학력으로 인플레이션이 되는데도 전공이 실제적인 현실 생활에 전혀 도움이 안되고 일자리 마저 없어 룸펜이 되어 잉여의 삶을 살아가는 꿈이 없는 젊은이들로 넘쳐나는 암담함이 우려되는 현실 속에 건전한 정신을 가지고 건강한 사회 일원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런 청년이 참 귀하고 보배처럼 여겨진다.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자기 개발과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청년을 만나니 저런 청년들이 모여 이루는 작은 변화가 모여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꿀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져보게 된다.

특별한 포부나 꿈도 없이 남들이 다 가니까 가야하는 대학에 꼭 가야 하나? 하는 회의를 느끼고 과감히 대학 가는 것을 포기하고 일찍 사회에 나와 여러 분야에 몸으로 뛰어들어 일하며 사회 경험을 쌓고 자신의 적성에 가장 적합하고 미래의 비전이 보이는 일이 미용임을 깨달은 후 이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열심히 수련 중이며 관련된 전문적인 학문을 공부해보려는 열망이 생겨 대학 진학을 계획하고 있다는 포부를 밝히는 그가 어찌 그리 당당해보이던지!
그러면서도 시를 좋아하고 클래식 음악을 좋아해서 틈틈이 좋아하는 분야에 스스로 공부하고 시간을 투자해서 상당한 수준의 지식과 교양을 겸비하고 정서적인 안정을 누리고 사는 그의 삶의 모습에서 참 건강한 젊은 청년의 모습이 느껴져 감동을 받았다.

어쩌면 대학을 가지않으려 결심했던 그의 고교 시절은 부모님에게는 골치 덩어리 아들이었고 학교에서는 이단아였을지도 모르겠다. 경직된 어른들의 사고 방식으로 그의 자신에 대한 자유함과 주도적인 삶의 방식이 이해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어느 누구보다도 자신의 삶에 자신감과 열정으로 넘쳐나고 미를 창조하는 생활 예술인으로서 미용실을 찾는 고객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전문인으로서 자기일에 자부심을 갖고 자신의 선택에 후회함이 없이 만족하며 신 한국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의 당당한 모습에 응원과 박수를 보낸다.

자원 빈국이라고 생각했던 우리나라에 새 정부 들어서면서 영종도에 엄청난 매장량의 다이아몬드 광맥이 발견되고 홍천의 리튬, 울릉도 해역 부근에 대규모 유전이 분포되어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는 기쁜 소식으로 흥분된다.
앞으로 세계가 주목하는 산유국으로 지하 자원의 보고로 주목받으며 열강 속의 최 강국으로 우뚝 서리란 희망을 가져본다.
더 발전되는 대한민국의 신 세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의식도 걸맞게 변화되어 가야하리라.
간판 위주의 학력 지상 주의에서 실용적인 전문성이 중시되는 사회로 의식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앞으로 직업의 종류는 더 다앙해지고 세분화될 것이다.
지금 최고의 직업이라고 생각되는 일들이 AI로 대체되어 사양산업이 되기도 하고 지금 외면 받는 직업들이 의외로 각광을 받을 수도 있다.
시대가 변해도 기계나 AI로 대체할 수 없고 반드시 사람 손으로 해야되는 일이 있다면 그 직업은 계속 존재할 것이다.

사람들은 다 개성적이고 자기만의 헤어스타일을 갖고 싶어하니
아마 미용도 그런 범주에 들지 않을까?

부모들부터 현실을 직시하고 자녀들의 개성과 재능을 존중하며
열린 마음으로 그들의 미래를 포용하는 너그러움과 세상을 앞서 내다보는 혜안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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