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이 머무는 언저리
조 은 미
사람에게 감동하는 특별한 순간은 오래 기억하고 싶어진다. 오늘이 그런 날이다. 6월 25일! 역사적 의미가 있는 주일이다. 성당 다니는 절친 둘이 시골집에 다니러 왔다.
초등학고 동창인 구요비 주교께서 마침 미원 성당의 성당 승격 축하와 더불어 6. 25를 맞아 통일을 염원하는 특전 미사를 봉헌하기 위해 오신단다. 꼭 미사에 참석하고 싶다는 두 친구를 안내할 겸 오랜만에 주교님도 뵙고 싶어 성당 미사에 참석하기로 했다. 경건하고 성스러운 미사 분위기에 옷깃이 절로 여며진다. 동창 주교의 미사 집전 모습도 자랑스럽고 감동스러웠다. 미사 후 일일이 교우들을 배웅하는 모습이 얼마나 인자 하던지. 성자같은 삶을 살며 온 교우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주교를 친구로 두었다는 사실이 그렇게 자랑스러울 수가 없다. 바쁜 일정 가운데도 점심 식사 후 잠깐 차를 나눌수 있는 시간을 내 주었다. 초등학고 시절로 돌아가 허물없는 담소를 나누었다. 오랜만에 만나 회포를 푸는 정겨운 자리였다. 소탈하고 인간적인 모습에 뭉클 감동이 인다. 캐도릭 신자들이라면 얼굴을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러워할 위치에 있는 분이다. 고향 친구들을 그렇게 편안하고 허물 없이 대해 주는 따뜻한 인품에 절로 고개가 숙여지고 존경심이 인다.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벼이삭처럼 아름다운 사람의 모범을 몸으로 보여 주는 주교님께 사랑과 감사를 드린다. 온 가슴에 따스함이 번지고 기쁨이 봇물처럼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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