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자작시

잃어버린 뜨락

조은미시인 2013. 8. 5. 13:10



        잃어버린 뜨락 / 조 은 미

         

         

        장마 걷히고 불볕 들어찬 날에

        고향 길 찾아 나선 걸음

         

        사랑방 툇마루에서 봉숭아 꽃 물들이며

        울 안 장독대 뒤켠 숨바꼭질 놀이하던

        추억이 먼저 달음질친다

         

        폐허 된 집터 위에

        이방인이 되어 선다

        초록 콩잎 무성한 앞마당 옥수수 밭에

        사각 거리는 실바람 소리만

        귓불을 돌아온다

         

        낯선 고향의 여름밤

        와르르 쏟아질 것 같던

        그 별들을 다 밀어내고

        온통 벌거벗은 빈 마음의 뜨락에

        새벽 어스름 깨우는

        청승맞게 울어대는 개구리 울음 소리가

        가슴을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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