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솥, 어둠을 밀어내고
조 은 미
모자 질끈 눌러쓰고
두 눈을 꼭 감는다
숨구멍 단단히 막고
허리도 곧추 세우고
훅! 끼치는 열기가
조금씩 목까지 밀려와
드디어 비명을 지른다
담금질이 끝나고
깊은 숨 토해내는 소리
전율이 온몸을 훑는다
나른히 찾아오는 아침 햇살
생명줄에 올라오는
어둠을 밀어내고
밤새도록 맞댄 입술을
살며시 밀고
창밖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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