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가락 내 짝궁
언제나 함께여서
짝꿍이 있는 옆자리가 내 자리인 줄 알았습니다
그이가 일어서면 나도 일어서고
그이가 누우면 나도 누웠습니다
가끔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함께 해야만 한다는 게 힘들고 피곤하기도 했습니다
감동도 기쁨도 없던 어느 날
내 몸에 콕 꽂히는
빈 이의 작은 손 안에 들려진 맛있게 쪄진 감자 한 알
앙증맞은 입으로 한입 베어 물고 오물거리는
하늘만큼 부풀어 오르는 촉촉함으로 활기가 솟네요
늘 옆에 있어 잊고 살았던 날들
삶을 잃어버린 친구를 보며
그이가 곁에 있어 내가 더 빛나는
나란히 서보니 너무나 닮은 우리
똑똑똑 발돋움도 해보고 살짝궁 미소도 지어 보고
다리에 힘 모으고 한소끔 행복을 줍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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