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자작시

젓가락 내 짝궁

조은미시인 2013. 9. 13. 21:52



      젓가락 내 짝궁

       

       

       

      언제나 함께여서

      짝꿍이 있는 옆자리가 내 자리인 줄 알았습니다

      그이가 일어서면 나도 일어서고

      그이가 누우면 나도 누웠습니다

      가끔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함께 해야만 한다는 게 힘들고 피곤하기도 했습니다

       

      감동도 기쁨도 없던 어느 날

      내 몸에 콕 꽂히는

      빈 이의 작은 손 안에 들려진 맛있게 쪄진 감자 한 알

      앙증맞은 입으로 한입 베어 물고 오물거리는

      하늘만큼 부풀어 오르는 촉촉함으로 활기가 솟네요

       

      늘 옆에 있어 잊고 살았던 날들

      삶을 잃어버린 친구를 보며

      그이가 곁에 있어 내가 더 빛나는

      나란히 서보니 너무나 닮은 우리

      똑똑똑 발돋움도 해보고 살짝궁 미소도 지어 보고

      다리에 힘 모으고 한소끔 행복을 줍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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