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뿌리다 남은 옥수수 씨앗이 아까워 울타리 옆의 돌짝밭에 허실수로 뿌려놓았더니 그 열악한 환경에서 가뭄에도 아랑곳 없이
싹을 띄워내니 대견스럽기 짝이 없다.
무성한 풀들이 어린 싹을 덮칠까 싶어 주변의 풀들을 뽑아주다 사방에 둥지 튼 달개비꽃에 갈등하며 멈춘다.
청초한 보라색 달개비꽃!
생각만 해도 사랑스러운 녀석들
"나도 꽃이예요" 억센 손끝에서 화들짝 놀라는 호소에 귀기울이며 큰 선심 쓰듯 물러선다.
까맣게 익어가는 오디
너무나 사랑스러워 꼭 깨물어주고 싶은 앵두까지
가지 각색의 빛깔로 제 자리에서 제 몫을 다하는 사랑스런 녀석들로 인해
나의 정원에 활기와 생명의 기운이 넘친다.
내 손으로 한치라도 자라게 할 수 없는 신비 앞에 겸허해진다.
하나님 당신의 창조는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
날마다 당신의 당신 됨을 기억하게 하시고 순리에 순종하며 감사하는 삶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