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수필, 단상

자이글

조은미시인 2019. 6. 5. 07:05

 

자이글

조 은 미

 

 

풍물시장 한쪽 구석에 오두만히 앉아있는 너를 발견 했을때 반가움이라니

무슨 사연으로 예까지 왔는지 모르겠지만 그 사연이야 내 알바 아니고

둥글둥글 그 얼굴이 넉넉해보여 제법 남의 살도 푸짐하게 품을만 하고 생각보다 험하게 살지는 않았는지 세월의 흔적이 그닥 심하지 않아 일단 만족하여 눈길이 자꾸 간다

몸값도 생각보다 저렴하여

속으로 흡족해 하며 흥정도 않하고 기분좋게 찜해 데려온다.

몸값 보다 택시비가 더 나올것 같아 걸맞게 대접하려 들고 오느라 어깨 힘깨나 썼구만.

당장 마블링 잘 된 돼지 목등심 한근 끊어 너와의 첫 대면

빨간 가슴의 열정 이글거리며 타오르더니

오매 자글자글 기름까지 쪽 빠지고

횐상의 구이 맛

너 요런 재주도 갖고 있었구나

신통방통

이제 시골 집에 너 하나 있으면 숯불 피우느라 매운 내에 눈 물, 콧 물 안흘리고 우아하게 손님 접대 할 수 있겠구나

가끔 복이 굴러들어오기도 하는구나.

우리 늦게 만났지만 이제부터라도 좋은 인연으로 동행 하며 살아보자

아자! 좋은 날,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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